내용요약 근·현대 내방가사 5편 현대어 번역, 일반 독자도 쉽게 감상 가능
QR코드 활용 디지털 원문 열람·교주본 수록으로 학술적 활용도 높여
여성 시각으로 본 20세기 자연·도시·문물 체험 생생히 기록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 현대어로 번역한 단행본 어와 벗님네야 구경가자를 출간.  사진=안동시 제공

| 한스경제=손철규 기자 |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근·현대 시기에 창작된 장편 기행가사 다섯 편을 현대어로 번역한 단행본 어와 벗님네야 구경가자를 출간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기관 소장 내방가사를 현대어로 번역해 단행본으로 발간한 첫 사례다.

■ 한글 장편 기행가사, 현대 독자를 위한 번역서

이번 출간본에는 여성의 여행담을 가사로 기록한 「청량산유산록」, 「관해록」, 「종반송별(송별답가)」, 「관해가」 등 총 5편이 수록됐다.  원문의 운율과 정취를 살리면서 일반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현대어로 번역했으며, QR코드를 통해 디지털 원문도 열람 가능하다.  또한 원문을 그대로 수록하고 상세한 주석을 담은 교주본과 원문 영인까지 실어 학술적 활용도도 높였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여성의 시각으로 본 근·현대 시기의 여행담을 음미할 수 있다.

■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20세기 여성의 여행

20세기 들어 여성들은 ‘내방’이라는 제한적 공간을 벗어나 자유롭게 세상을 여행하며 보고 들은 것을 내방가사로 기록했다.  봉화 청량산과 영덕 바다의 자연 경관, 경성·인천·포항 등 근대 도시의 생동감, 기차·화륜선·백화점 등 새로운 문물에 대한 경탄까지 내방가사에는 당시 여성들이 체험한 세상이 생생히 담겨 있다.

■ 여성이 꽃피운 한글문학, 한글 문화산업의 미래

내방가사는 한글이 널리 사용되지 않던 시기에 여성들이 자신들의 일상과 감정을 기록하며 발전시킨 문학이다. 남성 중심 사회 속에서 소외되었던 여성들의 삶과 시각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한글 문학의 재조명은 전통 계승을 넘어 한글 문화 산업의 기반이 될 수 있다.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출간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내방가사를 접할 수 있게  다”며 “앞으로도 내방가사 등 한글 고전문학을 현대어로 꾸준히 번역, 출간해 누구나 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방가사 번역 출간은 단순한 문학 자료 발간을 넘어, 근현대 여성의 삶과 시각을 복원하는 문화적 성과다. 현대 독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번역서와 디지털 자료 제공은 한글 문화 확산과 학술적 연구에 중요한 디딤돌이 될 전망이다.

손철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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