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니티 팹으로 국내 소부장 경쟁력 강화
울산에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 건립
|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 SK그룹이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에너지, 바이오 등 핵심 사업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간다. 그룹은 2028년까지 128조 원 규모의 국내 투자를 차질 없이 실행하고 산업 변화 속도에 맞춰 투자 시점과 분야를 유연하게 조정할 방침이다.
SK 관계자는 “AI 확산과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해 관련 인프라를 빠르게 확충하고 있다”며 “국내 산업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추진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과 공정의 첨단화로 초기 계획보다 투자 규모가 크게 늘었다. 총 4기의 생산 공장이 단계적으로 완공되면 누적 투자액이 6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각 팹은 SK하이닉스 청주 M15X 공장 6기 수준의 규모를 갖추게 되며, 첨단 공정 장비와 AI 기반 생산 시스템이 도입된다. SK 관계자는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고성능 제조공정에 대한 투자가 자연스럽게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정부와 함께 8600억 원을 투입해 ‘트리니티 팹(Trinity Fab)’을 구축 중이다. 이는 용인 클러스터 내에 조성되는 첨단 반도체 개발용 미니 팹으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이 실제 양산 환경에서 제품을 검증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이다.
비영리 재단 형태로 운영되는 트리니티 팹은 소부장 업체뿐 아니라 스타트업, 학계, 연구기관에도 문을 열어 혁신 생태계 육성의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AI 산업 확장에도 속도가 붙는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울산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이다. 이 시설은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며, 100메가와트(MW)급 전력 규모를 갖춘 동북아 대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 허브로 기능할 전망이다.
또한 SK는 오픈AI(OpenAI)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해 한반도 서남권 지역에도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AI 인프라 생태계를 한층 강화하고, 글로벌 AI 허브 국가로서 위상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고용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은 현재 매년 8000명 이상을 채용 중이며, 반도체 팹의 가동 단계에 따라 최대 2만 명 수준의 직·간접 고용이 창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
SK 관계자는 “투자 확대는 단순한 생산능력 확충을 넘어 인재 양성과 생태계 동반성장을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AI 강국 도약을 위한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