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 CJ프레시웨이, 삼성웰스토리, 현대그린푸드 등 주요 단체급식업체가 나란히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고물가로 인한 외식비 부담과 인건비 상승으로 기업·기관의 급식 아웃소싱 수요가 확대됐고, 식자재 유통 부문 성장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업계는 단체급식이라는 전통적 영역을 넘어 글로벌 시장, 시니어·헬스케어 등 신사업을 확대하며 외연을 넓히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 3분기 매출 9012억 원, 영업이익 33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 19% 증가한 수치로, 최근 몇 년간 이어온 체질 개선 전략이 실적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회사는 O2O(온라인-오프라인 연계)와 ‘키친리스’ 전략을 중심으로 식자재 유통과 급식 부문 전반에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외식·프랜차이즈 채널 중심의 식자재 유통이 확대되고, 신규 거래처 확보와 포트폴리오 개선이 맞물리면서 매출과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됐다. CJ프레시웨이는 올해 물류센터 자동화와 다채널 기반 유통망 확대에 나서며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3분기 매출 8660억 원, 영업이익 53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 12.8% 증가했다. 급식 신규 사업장의 식수 증가와 외식업 대상 식자재 공급 확대가 실적을 견인했다. 최근에는 구내식당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비전 인식 기술을 활용한 ‘AI 솔루션’을 본사 구내식당에 도입했으며, 향후 전국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그린푸드도 매출 6171억 원, 영업이익 445억 원으로 각각 2.6%, 16.1% 증가했다. 특히 고령화 트렌드에 맞춘 케어푸드 매출이 전년 대비 58.1% 성장했다. 회사는 약 890개의 노인주간보호센터(데이케어센터)와 실버타운 등에 식자재를 공급하거나 단체급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영양 설계와 연령대별 맞춤 간편식 개발 등 전문성도 강화하고 있다.
급식업계는 성장 한계에 직면했던 전통 급식사업에서 빠르게 벗어나 새로운 수요층을 공략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시니어 단체급식시장의 확대다. 국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이미 20%에 근접했고, 의료·요양시설뿐 아니라 실버타운, 데이케어센터, 재활병원 등에서 ‘건강관리형 식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급식은 단순한 식사 제공을 넘어 건강관리 서비스의 성격을 띠는 시장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식단 개발, 영양 설계, 환자 케어 역량이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식자재 유통시장도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분야다. 외식업체는 원가 절감을 위해 안정적 공급망을 선호하고, 급식업체들은 이 수요를 흡수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프랜차이즈 본사 중심의 대량 공급뿐 아니라 외식 매장 단독 물류, 간편식 OEM 생산 등 부가 업무까지 담당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해외 시장도 업계가 주목하는 성장 동력이다. K-푸드 확산과 함께 글로벌 단체급식 수요가 늘고 있으며, 제조업 공장·병원·학교 등 산업형 급식 수요가 큰 동남아와 중동을 중심으로 수주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주요 업체들은 현지 파트너십 및 합작 모델을 통해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어 중장기 성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는 이번 3분기 실적을 일회성 개선이 아닌 구조적 ‘체질 변화’의 결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단가 조정이 진행되고 있고, 식자재 유통 부문은 고마진 카테고리 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재편되고 있다. 여기에 시니어·헬스케어·해외 사업 등 비전통 부문 비중이 점차 증가하면서 실적 안정성이 높아지는 구조로 변하고 있다.
연말 성수기 효과와 물가 안정 기조가 맞물리는 4분기에는 추가적인 성장도 기대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급식업은 경기 변동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어 안정성이 높은 산업”이라며 “향후 몇 년간 인건비·식재료비 부담을 줄이려는 기업 수요와 고령화 기반 시니어 수요가 동시에 커지면서 지속적인 성장세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