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이유근 기자 | 부산광역시지정 문화유산인 기장읍성에서 1425년경(세종 7년) 처음 축성된 최초 성곽 유적이 확인되어 역사적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1996년 문화유산 지정 이후 여러 차례 발굴조사를 통해 성벽, 문지, 해자, 건물지 등이 확인되었고, 일부 성벽과 해자는 복원 및 정비가 이루어졌다.
올해 6월부터 (재)울산문화유산연구원이 기장읍성 서벽 일원 정비사업부지에서 진행 중인 정밀발굴조사 과정에서, 현재 남아있는 성벽 아래에서 보다 이른 시기에 축조된 성곽 유적이 발견되었다. 이번 조사로 1425년경 처음 축성된 기장읍성의 체성과 해자가 확인되었으며, 해자 위로는 1490년에서 1530년 사이에 개축된 체성이 상하 중복 관계에 있음이 최초로 밝혀졌다.
이러한 발견은 기장읍성의 초기 축성 범위와 시기를 문헌 기록과 연결할 수 있는 중요한 고고학적 자료를 제공한다. 특히 해자에서 출토된 15세기 인화분청사기, 연질백자 등의 유물은 성곽의 축조 및 폐기 시기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기장군은 이번 발굴 성과가 기장읍성의 축성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명확히 밝히고, 국가사적 승격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기장읍성은 역사자료 보완을 조건으로 국가사적 승격이 보류된 상태로, 이번 발견은 향후 관련 절차 진행에 탄력을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기장군은 지난 2월 기장읍성 축성 60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 중국, 일본의 동아시아 3국 성곽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등 기장읍성의 학술적, 역사적 가치 확산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정종복 기장군수는 "이번 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기장읍성의 국가사적 승격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기장읍성 일원 역사문화공원 조성과 함께 기장시장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에 발견된 초축 해자는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약 32m가량 이어지며, 잔존 길이는 32m, 깊이는 0.7~1.5m, 너비는 6.4m이다. 개축 체성은 북쪽 일부 구간과 남쪽 경계에 남아 있으며, 잔존 높이는 1.0~1.3m 내외, 잔존 폭은 9.0~9.5m이다. 체성 내·외벽은 기저부 조성 후 내벽 뒤채움석 보강, 외벽 지대석 설치 후 면석 쌓기 등의 축조 방식을 보이며, 이는 기장읍성 구조 복원에 중요한 학술적 의미를 지닌다.
이유근 기자 news1177@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