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형주 강세장 속 소수 종목 집중형 ETF 인기몰이 중
지난달 신규상장 12개 중 6개, 특정 테마 대형주 투자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소수 대형주에 집중 투자하는 테마 집중형'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사진=챗지피티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소수 대형주에 집중 투자하는 테마 집중형'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사진=챗지피티

| 한스경제=김유진 기자 | 최근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 수익률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소수 대형주에 집중 투자하는 테마 집중형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분산투자를 통한 안정적 수익 추구라는 ETF의 전통적 투자 철학이 고수익 추구 전략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모습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상장된 12개 ETF 가운데 절반인 6개 상품이 특정 테마에 맞춰 일부 대형주에 집중 투자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TIGER 코리아AI전력기기TOP3플러스', 'RISE 글로벌게임테크TOP3Plus', 'RISE 미국고배당다우존스TOP10', 'SOL 미국넥스트테크TOP10액티브', 'HANARO 증권고배당TOP3플러스', 'KODEX K조선TOP10' 등이다.

TIGER 코리아AI전력기기TOP3플러스는 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LS ELECTRIC 3개 종목에 70% 이상을 집중 투자한다. HANARO 증권고배당TOP3플러스는 한국금융지주·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 3개 종목에 총 60% 이상, KODEX K조선TOP10은 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4개 종목에 85% 가까이 자산을 몰아준다.

이들 소수 집중형 ETF의 수익률은 실제로 일반 ETF를 웃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TIGER 반도체TOP10'은 16.97%, 'TIGER 반도체'는 15.68%로 집중형 상품이 분산형 상품보다 높은 성과를 냈다. 같은 기간 집중형인 'RISE 2차전지TOP10'은 45.72%, 분산형인 'TIGER 2차전지테마'는 41.11%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는 시장 전체의 대형주 강세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이날 기준 최근 6개월간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100위권 대형주로 구성된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61.12% 상승한 반면, 코스피 중형주는 29.56%, 코스피 소형주는 10.47% 오르는 데 그쳤다.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 수익률 격차가 6배 가까이 벌어진 셈이다.

KB자산운용 ETF상품마케팅본부 육동휘 본부장은 "소수종목 집중형 ETF는 개별 종목 투자보다는 분산의 안정성을, 일반 ETF보다는 집중된 포트폴리오와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특정 종목의 밸류체인이나 관련 상장사들을 함께 편입하기 때문에 편입 종목 간 주가 동반 상승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 ETF 투자자들, 안정성 보다 고수익 쫓아…"트렌드 변화 당분간 지속될 듯"

ETF 투자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 안정적 분산을 중시하던 투자자들이 최근에는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나스닥이나 S&P500처럼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게 유행이었다면 좀 더 공격적인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변동성이 적고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던 ETF 투자자들이 대형주 강세장 속에서 고수익 추구로 투자 성향을 바꾸고 있고, 자산운용사들도 이에 맞춰 공격적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투자 트렌드 변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배재규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2000년대 들어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전략이 대세론으로 등장했지만 이후 테크 시대로 진화하면서 특정 산업군이나 테마에 투자하는 전략이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엔 AI가 신기술로 떠오르기에 AI 관련 테마 위주의 투자 전략이 부상하는 것처럼, 주목받는 기술이나 산업 섹터는 달라질 수 있지만 이런 기조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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