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 삼성전자가 사업지원실 내에 인수·합병(M&A) 전담 조직을 신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사업환경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대형 M&A 프로젝트 경험을 지닌 핵심 인력들이 합류하면서 향후 삼성전자의 M&A 전략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사업지원실 조직을 재편하며 기존 전략팀, 경영진단팀, 피플팀 외에 새로운 M&A팀을 설치했다. 이는 지난주 사업지원TF가 사업지원실로 격상된 뒤 이뤄진 후속 조치로, TF 단계에서 별도로 존재하던 인수 담당 기능을 정규 조직화한 것이다.
이번 개편으로 M&A팀을 총괄하게 된 인물은 안중현 삼성전자 사장이다. 1986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그는 미래전략실과 사업지원TF를 거쳐, 그룹 내 굵직한 M&A 프로젝트를 추진해 온 대표적 ‘딜메이커’로 꼽힌다. 특히 2017년 완료된 미국 전장 업체 하만(Harman) 인수 당시 핵심 실무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만 인수는 삼성전자가 약 80억달러(당시 약 9조3400억원)를 투자한 대형 거래로, 현재는 연간 1조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장사업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안 사장은 과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재직 당시 비핵심 사업 정리와 ‘전자·금융·바이오’ 삼각 축 중심의 사업 재편 과정에서도 핵심 역할을 한 경험이 있다. 2014년 추진된 삼성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매각 등 이른바 ‘빅딜’ 주요 라인에 참여하며, 이후에도 삼성의 포트폴리오 재구조화 전략을 주도해 왔다. 2022년 삼성글로벌리서치 미래산업연구본부장을 맡은 뒤 지난해 삼성전자 경영지원실로 이동했고, 이번 사업지원실 개편으로 M&A팀장 겸 사내 M&A 컨트롤타워를 맡게 됐다.
안 사장 외에도 M&A팀에는 업계에서 실무 경험이 풍부한 핵심 인사들이 포진했다. 임병일 부사장, 최권영 부사장, 구자천 상무 등이 나란히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부사장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와 미국 시카고대 MBA를 마치고 크레디트스위스, UBS, 삼성증권 등을 거친 재무·M&A 전문가다. 그는 2022년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내 M&A 총괄을 맡으며 그룹 차원의 인수 전략을 이끌었다.
최권영 부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 기획팀 출신으로, 기술사업과 투자기획을 넘나든 조직 운영 경험이 강점이다. 올해 초 사업지원TF로 옮긴 뒤 이번 신설된 M&A팀에 합류했다. 구자천 상무는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전기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기술기반 전략 전문가다. 2007년 삼성전자 책임연구원으로 출발해 베인앤컴퍼니 IT 컨설팅, 시스템LSI사업부 기획팀 등을 거쳐 폭넓은 산업 이해를 쌓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지원실 M&A팀 신설이 단순한 조직 확대가 아닌, 향후 신성장 사업 발굴 전략의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그간 삼성전자는 신중한 M&A 기조를 유지해 왔지만,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반도체·AI·전장 등 신사업 투자가 가속화되면서 선제적 인수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