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개교 학부모 50명과 현안 논의… 3년간 39차례 교육 간담회, 90회 현장 점검
| 한스경제=김두일 기자 | 3시간 30분 동안 단 한 건도 흘려듣지 않았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행정은 문서가 아니라 사람의 목소리로부터 출발한다”며 학부모들의 의견 하나하나에 답했고, 가능한 사안은 즉시 추진을 지시했다.
11일 오전 기흥구 동백동 용인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고등학교 학부모 대표 간담회’에서 이상일 시장은 23개 학교 학부모 대표 50여 명과 함께 학교별 교육현안과 건의사항을 듣고 시 차원의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는 오전 9시부터 3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학부모들이 사전에 제출한 43건의 건의사항 중 시 소관 24건에 대해 시 관계자들과 함께 추진 현황을 설명하고 향후 계획을 공유했다.
이 시장은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이 교육행정의 출발점”이라며 “학부모님들의 의견은 즉시 실무부서에 전달해 실행 가능한 부분부터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 “과속방지턱 이번 주 내 설치”… 학부모 건의에 즉답
간담회에서는 각 학교별 생활안전과 통학 환경 개선과 관련한 안건이 주를 이뤘다.
용인고 학부모가 “과속방지턱이 노후해 차량이 빠르게 통과한다”고 지적하자, 이 시장은 “이번 주 내로 바로 설치하겠다”고 즉답했다.
또 같은 학교 후문 앞 편의점 주변의 방범 CCTV 설치 요청에는 “예산을 이미 확보했고 곧바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태성고 학부모가 “학교 앞 낡은 그늘막과 자전거 거치대 철거가 시급하다”고 요청하자, “11월 말까지 정비를 완료하겠다”고 시점을 못박았다.
이 시장은 “시 소관이 아닌 사안이나 법적으로 제약이 있는 안건에 대해서는 이유를 명확히 설명드리겠다”며, 현장에 배석한 담당 부서 직원에게 구체적인 사유를 직접 설명하도록 했다.
□ 도서관 시설개선 요구 즉석 확인
초당고와 성지고 학부모가 각각 “동백도서관과 구갈도서관의 노후시설 개선이 필요하다”고 건의하자, 이 시장은 현장에서 즉시 도서관정책과에 연락을 취하도록 지시했다.
도서관사업소 관계자는 즉석 보고에서 “구갈도서관은 이미 경기도 도비를 확보했고 시비도 투입해 내년 설계를 마치고 2027년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라며 “동백도서관도 2027년 착공, 2028년 완공 목표로 리노베이션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시민의 문화시설 이용환경은 학습권과 직결된다”며 “도서관 리모델링은 학생과 시민 모두가 혜택을 보는 공공투자”라고 강조했다.
□ 통학로 안전 문제 “현장 확인 후 개선책 찾겠다”
고림고 학부모는 “인근 아파트 공사현장으로 통학로가 좁아져 학생 안전이 위협받는다”며 영구적인 통학로 설치를 요청했다.
이 시장은 “영구시설은 공공기여 성격이라 현실적 어려움이 있지만, 안전을 위한 임시시설을 지속 사용할 수 있는지 현장을 확인해보겠다”며 “학생 안전을 위한 대체방안을 찾겠다”고 답했다.
□ 3년간 39차례 간담회, 189개 학교 현안 직접 챙겨
이상일 시장은 취임 이후 매년 초·중·고 교장 및 학부모대표 간담회를 정례화했다.
2023년부터 이날까지 총 39차례의 간담회를 진행했고, 189개 초·중·고와 2개 특수학교의 교장 및 학부모를 직접 만났다. 학교 현장을 직접 방문한 횟수는 90회에 달한다.
이 시장은 “행정의 출발점은 현장이고, 교육의 기본은 안전”이라며 “행정실무와 예산의 한계를 핑계로 삼지 않겠다”고 말했다.
□ “법적 문제 없다면 중·고·대학 앞 횡단보도도 노란색으로”
간담회 후반, 한 학부모가 “어린이보호구역 외 지역도 학생 안전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하자 이 시장은 즉석에서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답했다.
“초등학교 앞은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돼 횡단보도를 노란색으로 칠했지만, 중·고등학교나 대학 앞도 학생들이 오가는 길입니다. 어린이보호구역이 아니더라도 법적으로 문제 없다면 중·고·대학 앞 횡단보도도 노란색으로 칠해 학생 안전을 확보하겠습니다.”
이 시장은 “경찰에 법적 검토를 요청했다”며 “가능하다면 조속히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 학부모들 “요구가 실제 해결돼 감사”… 실효성 높아
간담회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3년간 이어진 간담회를 통해 실질적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처인고 학부모는 “매년 요구만 했었는데 실제로 해결된 사안이 많아 시장님께 감사드리고 싶었다”며 “처인성어울림센터가 청소년미래재단으로 이관된 뒤 시설 관리와 프로그램이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에 이 시장은 “지난주 처인성어울림센터에서 열린 청소년축제가 학부모와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며 “내년에는 예산을 확보해 봄·가을 두 차례로 확대하겠다”고 화답했다.
또한 이 시장은 “처인고는 학생 수 증가에 맞춰 내년 교실 6개 증축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시는 경기도교육청에 증축 필요성을 강하게 전달했고, 교육청이 이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 “학교의 새로운 현안 언제든 연락 주길”
이 시장은 간담회를 마치며 “오늘로 올해 학교 간담회를 마무리하지만, 언제든 시에 연락해달라”고 당부했다.
“학교에 새로운 현안이 생기거나,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면 언제든 말씀해 달라. 시는 교육공동체의 한 축으로서 학부모님들과 함께 고민하겠다.”
이 시장은 “행정은 문서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목소리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며 “학생의 안전과 학부모의 신뢰를 동시에 지키는 현장행정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두일 기자 tuilkim@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