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원·달러 환율 1470원 돌파…미국 ETF 수익률 격차 확대
전문가 “환율 변동성 커질수록 포트폴리오 분산 필요”
원·달러 환율이 지속 상승하며 미국 투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환노출형과 환헤지형 간 수익률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사진=챗지피티
원·달러 환율이 지속 상승하며 미국 투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환노출형과 환헤지형 간 수익률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사진=챗지피티

| 한스경제=김유진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를 돌파하면서 미국 투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환노출형과 환헤지형 간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환율 상승 효과가 그대로 반영된 환노출형 상품으로 투자자금이 집중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변동성에 대비한 포트폴리오 분산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12일 ETF체크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미국 ETF 가운데 환노출형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이 환헤지형의 3~4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TIGER 미국S&P500’을 보면 최근 한 달간 환노출형이 5.13% 오를 때 환헤지형인 ‘TIGER 미국S&P500(H)’는 1.64% 상승하는 데 그쳤다. 'KODEX 미국나스닥100'의 경우 환노출형은 5.23%, 환헤지형은 1.58%를 기록했다.

환노출형은 환율 변동을 그대로 반영한다. 원·달러 환율이 높게 유지되는 시기에는 주가 상승에 더해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ETF 이름에 'H'가 붙은 환헤지형은 환율을 미리 고정해 주가만 반영되며, 환율 고정을 위한 헤지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투자자들의 자금도 환노출형 상품에 쏠리고 있다. TIGER 미국 S&P500은 최근 한 달간 7311억 원이 순유입됐지만, 같은 상품 환헤지형에는 128억 원 들어왔다.

증권가에서는 환율 변동성이 큰 시기일수록 환노출형과 환헤지형을 함께 투자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을 권고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환노출형 ETF는 달러 강세·원화 약세 시 환차익이 포함되기 때문에 환율이 크게 오를수록 수익률 격차가 벌어진다"며 "환헤지형은 실비용이 환노출형보다 높지만, 환율 변동 리스크를 줄여 안정성을 높이려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 목적과 기간, 환율 전망에 따라 두 상품의 비중을 조절하고 정기적으로 리밸런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

한편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70원을 기록했다. 환율이 1470원대를 기록한 건 지난 4월 10일 이후 이번이 처음으로, 1460원대를 돌파한 지 약 5일 만에 1470원대까지 오른 것이다.

원화 환율이 지나치게 오를 경우 외국인 투자 심리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대규모 추경과 내년 확대 재정에 대한 부담, 한미 무역협상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로 인한 국내 자금 이탈 우려 등이 맞물리며 달러 대비 원화 약세가 재개됐다"며 "원화 약세 압력이 지속될 경우 환차손을 피하려는 심리가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등 새로운 시장이 열리면서 반도체 수요가 구조적으로 커지고 있다"며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반도체 업체의 역할이 주목받으면서 반도체 대형주 위주의 외국인 투자 유입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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