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초고밀도 LFP 양산 목표…글로벌 공급망 대안으로 부상
전담법인 ‘엘앤에프플러스’ 설립…2026년 6만톤 양산 목표
엘앤에프 대구 구지 3공장./ 엘앤에프 제공
엘앤에프 대구 구지 3공장./ 엘앤에프 제공

| 한스경제=김창수 기자 |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LFP(리튬인산철) 양극재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가격 경쟁력과 안정성, 긴 수명을 앞세운 LFP 양극재가 EV(전기차)와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 주류로 부상하며 공급망 안정성과 기술 자립이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엘앤에프는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내년부터 LFP 양극재 양산을 목표로 신규 설비 투자를 추진하며 ‘탈중국’ 공급망 현실적 대안이자 글로벌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도약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LFP 양극재를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글로벌 전기차용 LFP 양극재 적재량은 90만2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7% 급증했다. 

삼원계(NCM)를 제치고 전체 양극재 시장 점유율 약 59%를 기록하며 시장 내 영향력이 지속 확대되고 있다. 이는 중저가 전기차 보급 가속화와 가격 민감도 확대로 인한 구조적 변화를 반영한다.

LFP 배터리는 열적·화학적 안정성이 높은 ‘올리빈(olivine)’ 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어 안전하고 철·인 등 풍부한 원재료로 원가 경쟁력이 뛰어나다. 전기차 보조금 축소로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는 중저가 EV 시장은 물론 긴 수명과 높은 안전성 덕분에 인공지능(AI) 인프라의 핵심으로 부상한 ESS 시장에서도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미국 ESS 시장은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세액공제 유지와 빅테크 기업들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힘입어 고성장이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BNEF에 따르면 해당 시장은 2030년까지 485GWh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배터리에 관세를 부과하고 보조금 지급을 제한하면서 IRA 규제를 충족하는 한국산 배터리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고 있다.

다만 현재 글로벌 LFP 양극재 생산의 약 90% 이상이 중국에 집중돼 있어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0월 중국 정부는 배터리 소재의 수출 통제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미국은 IRA를 통해 2025년부터 중국산 소재를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핵심 원자재의 대외 의존도 탈피를 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검증된 품질의 프리미엄 LFP 양극재 확보가 글로벌 완성차들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엘앤에프는 이러한 글로벌 시장 구조적 전환과 공급망 안정화 니즈에 맞춰 LFP 사업에 선제적으로 나섰다. 엘앤에프는 LFP 양극재 전담 법인 ‘㈜엘앤에프플러스’ 설립을 완료했으며 약 3382억원을 투자해 연 6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 8월 착공에 돌입했으며 2026년 상반기 준공,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엘앤에프 LFP 양극재 강점은 고밀도 기술력이다. 일반 LFP가 2.2~2.4g/cc 수준인 반면 엘앤에프는 2.6g/cc 제품 개발에 성공했으며 내년에는 2.7g/cc급 초고밀도 제품 양산을 목표로 잡았다. 
 
엘앤에프는 LFP 사업 본격화에 앞서 국내외 주요 고객사들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시장 선점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 5월 국내 주요 배터리 셀 제조업체와 LFP 배터리 공급 활성화 MOU를 체결한 데 이어 7월에는 SK온과 북미 지역 LFP 배터리용 양극재 공급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또한 LFP 신규 사업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에서도 시장의 신뢰를 확인했다. 지난 9월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일반공모에는 모집금액 2000억원 대비 총 10조3362억원의 청약자금이 몰리며 51.89대 1의 경쟁률을 기록, 국내 BW 공모 역사상 최대 청약대금을 달성했다. 

권혁원 엘앤에프 공정개발연구소장은 “LFP 국산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엘앤에프는 국내 유일 양산 체계를 기반으로 글로벌 공급망의 새로운 중심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K-배터리가 단순한 중국 대체재를 넘어 글로벌 시장 게임체인저로 도약할 수 있는 결정적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엘앤에프는 LFP 사업 본격화를 통해 중저가 전기차 및 ESS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2026년 하반기 연 3만톤 규모 양산을 시작으로 2027년 6만톤 양산, 이어 시장 수요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설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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