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UX 고도화로 MZ세대 공략, 충성고객 확보 주력
|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 이통3사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 이후 과열된 마케팅 경쟁 대신 서비스 차별화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AI 기술 고도화와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UX)을 앞세워 MZ세대 중심의 브랜드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3분기 마케팅비는 각각 7190억원, 6698억원, 5852억원으로 집계됐다. 단통법 폐지(7월 22일)와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7’, 애플 ‘아이폰17’ 등 주요 신제품 출시에도 불구하고 이통3사의 마케팅비 지출 규모는 예상보다 크게 늘지 않았다.
대신 각 사는 ‘브랜드 간결화’와 ‘서비스 강화’로 방향을 틀었다. SKT는 단순함을 선호하는 MZ세대 트렌드에 맞춰 미니멀 통신 브랜드 ‘에어(AIR)’를 출시했다. 요금제를 6종으로 축소하고 가족결합이나 단말보조금 등 복잡한 혜택을 제외해 선택 구조를 단순화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일 1년 만에 브랜드 슬로건을 ‘심플리 유플러스(Simply U+)’로 교체하고 ‘오늘을 심플하게’ 광고 캠페인을 선보였다. 기술 중심의 복잡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간단함'과 '가벼움’을 브랜드 철학으로 내세웠다. 또 별도의 고객센터·멤버십 앱을 통합 앱 'U+one'(유플러스 원)으로 합쳤다. 앱 기획·개발 과정에서 복잡한 과정은 없앴고 고객이 자주 사용하는 메뉴 중심으로 UI/UX를 구성했다.
KT는 멤버십 서비스 앱에서 쇼핑라운지 탭이 고객들이 찾기 쉽게 신설됐다. 기존에 쇼핑 가능한 섹션은 있었지만 고객 편의를 위해 7월에 새로 만들어졌다.
이통사들의 이같은 서비스 집중 움직임은 단기적인 마케팅 경쟁보다 장기적인 요금 절감 혜택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MZ세대를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불필요한 부가서비스보다 핵심 기능에 집중해 ‘초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이용자들의 수요를 반영한 것이다.
윤재웅 SK텔레콤 마케팅전략본부장은 “에어 출시를 통해 신규 유입과 저가 요금제 수요를 확보하되 프리미엄 요금제 고객의 ARPU(가입자당 평균매출)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에어가 SKT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업계는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해서는 군더더기를 덜어낸 ‘슬림한 브랜드 이미지’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에는 OTT나 프랜차이즈 제휴 혜택만큼 AI 앱과의 연동 여부가 주요 선택 기준으로 부상하면서 이통사 AI 플랫폼의 고도화 경쟁도 한층 가속화되고 있다. 서비스 전반이 가벼워지면서 소비자 참여가 적은 제휴 혜택은 축소되고 각 사의 AI 기능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 강화로 방향이 이동하는 추세다.
실제로 SKT는 4월 해킹 사고 발생으로 보안 우려 속에서도 AI 서비스 에이닷의 이용자가 오히려 늘어났다. 김지훈 AI전략사업본부장은 최근 "9월 말 기준 에이닷 누적 가입자는 1056만명으로 6월 말 대비 8.3% 증가했다"며 "SKT는 내년 상반기 에이닷 내 킬러콘텐츠를 중심으로 구독 상품이나 결합 상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향후 익시오를 초개인화 AI 에이전트로의 발전시킬 생각이다. 익시오는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6만명으로 출시 9개월이 되도록 아직 성적이 저조한데 기업이 10일 익시오 2.0을 공개하면서 4분기 성적이 기대되기도 했다.
반면 최고경영자 교체와 조직 개편 등 내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KT는 아직 별다른 소비자향 AI 서비스는 없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에이전트 서비스가 분위기 반전을 꾀할 카드로주목받고 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고객에게 필요한 AI 서비스 출시를 준비 및 검토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정현 기자 awldp219@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