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녹비작물 활용 농법, 논 토양 탄소 저장량 3배 증가…밭은 탄소 손실 발생
이정구 교수. 사진=경북대학교
이정구 교수. 사진=경북대학교

| 한스경제=이유근 기자 | 경북대학교 이정구 교수 연구팀이 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교,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과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 결과, 논에 보리와 헤어리베치 등 녹비작물을 투입하여 토양에 환원하는 농법이 화학비료 사용 대비 토양의 탄소 저장량을 3배 이상 증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밭에서는 동일한 유기물 처리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탄소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번 연구는 경남 진주 지역의 논과 밭에서 2년간 현장 실험을 통해 진행되었다. 연구팀은 겨울철에 재배한 보리와 헤어리베치를 여름철 주작물 파종 전에 토양에 혼합하는 '유기물 기반 탄소 순환 농법'의 효과를 분석했다.

실험 결과, 논에 유기물을 환원했을 때 연간 약 1.8~2.2톤의 탄소가 토양에 축적되는 것으로 측정되었다. 이는 화학비료를 사용했을 때보다 3배 이상 높은 탄소 저장 효과를 나타낸다. 그러나 밭의 경우, 유기물 처리에도 불구하고 연간 4~8톤의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어 탄소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가 논의 특수한 수환경 조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논은 물로 인해 산소가 부족한 환경이 조성되어 유기물 분해가 지연되고 탄소가 안정적으로 저장되는 반면, 밭은 건조하고 통기성이 좋아 미생물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유기물이 쉽게 분해되어 이산화탄소 형태로 대기 중에 방출된다는 것이다.

또한, 논에서 유기물 환원이 메탄(CH₄) 배출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도 밝혀졌다. 논에서는 연간 501~631 kg C/ha의 메탄이 방출되었으며, 이는 이산화탄소보다 약 25배 높은 온난화지수(GWP)를 가진다. 이에 연구팀은 유기물 재활용이 탄소 흡수에 기여하지만,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와 병행될 때 진정한 기후변화 대응 전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구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유기물 기반 농법이 단순한 친환경 농업을 넘어, 기후변화 대응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탄소 저장 전략임을 입증했다"며, "이러한 농법의 확산은 농경지를 탄소 흡수원으로 전환시켜 농업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환경 및 농업 분야의 저명 학술지인 '토양 생물학 및 생화학(Soil Biology and Biochemistry, IF 10.3)' 8월호에 게재되었다.

이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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