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품질, AS 속도 대비 떨어져…서비스 품질 관리 ‘숙제’
| 한스경제=곽호준 기자 | 국내 완성차 업체의 애프터서비스(AS)가 상담 품질 면에서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컨슈머인사이트의 ‘연간 자동차 기획조사’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예약부터 입고·정비까지의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며 서비스 효율은 높아졌지만 품질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계의 온라인 정비 예약 비율은 2022년 18.8%에서 올해 39%로 3년 만에 두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전화 예약은 76.6%에서 55.1%로 줄며 AS 전반에 디지털 전환과 운영 효율화로 처리 속도는 한층 빨라진 흐름을 보였다.
AS 예약 및 접수의 속도면에서는 국산차 브랜드가 우위를 보였다. 예약 후 실제 입고까지 걸린 대기 기간은 국산차 평균 7.8일로 수입차(12.4일)보다 4.6일 짧았다. 브랜드 별로는 국내 중견 브랜드인 ▲KG모빌리티(3.2일) ▲한국GM(4.4일) ▲르노코리아(5.3일)가 '짧은 대기 톱3'에 올랐다. 제네시스를 포함한 현대차·기아는 평균 수준인 7.8일로 중견 3사 대비 절차 간소화나 응대 속도 면에서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AS 상담 품질에서는 국산·수입차를 막론하고 '처리 속도' 대비 낮은 평가를 받았다. 차량 입고 전 사전 상담 과정에서 문제 원인, 수리 내용, 예상 비용 등을 충분히 안내받았다고 답한 소비자는 전체의 49%에 불과했다. 국산차 평균은 49.1%, 수입차는 48.9%로 모두 절반에 못 미쳤다. 간소화된 데 비해 소비자 신뢰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인 ‘서비스 품질’은 정체된 셈이다.
브랜드 간 격차도 두드러졌다. 입고 당일 정비 완료율은 렉서스(93.4%), 혼다(91.3%), 토요타(91%) 등 일본 브랜드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국산 브랜드 중에서는 KG모빌리티가 85.8%로 유일하게 평균을 웃돌았다. 전체 평균은 81%, 국산차는 75.7%로 수입차(82.4%)에 뒤처졌다.
부품 수급 지연은 여전히 소비자 만족도를 끌어내리는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부품 수급 문제로 AS 지연을 겪었다는 응답은 국산차 21.3%, 수입차 18.3%로 모두 5명 중 1명 수준이었다. 국산차의 평균 대기기간은 9일로 수입차(13.1일)보다 짧았으나 소비자들은 빨라진 AS 절차에 비해 부품 공급 속도는 여전히 더딘 것으로 인식했다.
AS 현장의 체감 만족도 역시 낮은 수준이었다. 대기실, 화장실, 음료 등 편의시설 구비율은 평균 90.6%로 높았지만 실제 시설 안내를 받은 고객은 33.7%에 그쳤다. 제네시스(42.5%)와 렉서스(44.4%) 등 프리미엄 브랜드만 절반에 근접했다. 정비 상황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었다는 응답률도 평균 69.6%에 머물렀다.
업계 관계자는 "예약과 입고 절차의 디지털화로 외형적인 처리 속도는 빨라졌지만 상담 품질, 설명력, 응대 등의 수준은 여전히 미흡하다"며 "AS의 효율성만큼이나 소비자들의 신뢰 확보가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자체 AS 품질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 조사를 통해 서비스 품질 관련 불만 사항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불만족 빈도가 높은 항목부터 단계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곽호준 기자 khj@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