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카드업계, MZ세대 겨냥 아트·브랜드 협업 확대
지드래곤(G-DRAGON)과 협업한 한정판 카드 3종. / 하나카드 제공
지드래곤(G-DRAGON)과 협업한 한정판 카드 3종. / 하나카드 제공

|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 개성 넘치는 디자인을 적용한 신용카드가 MZ세대 사이에서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다. 플레이트 디자인·소재·감성 콘셉트가 카드 선택의 핵심 기준으로 떠오르면서, 카드사들은 상품 기획 단계부터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디자인 경쟁'에 나서고 있다.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지난 11일 아티스트 지드래곤(G-DRAGON)과 협업한 한정판 카드 3종을 선보였다. 카드 전면에는 지드래곤의 그래픽 시그니처와 사인을 적용했으며, 개별 시리얼 넘버가 부여된 전용 패키지 형태로 제작됐다. 

해당 상품은 하나금융그룹이 추진 중인 아트 콜라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카드가 단순 결제수단을 넘어 '패션 굿즈'로 재해석되는 흐름을 보여준다는 게 하나카드의 설명이다. 앞서 하나카드는 지난해에도 가수 크러쉬와 협업한 '컬처 카드'로 음악과 결제를 결합한 디자인을 선보였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스트리트 아티스트 '노보'와 협업한 그래픽 카드를 출시한 바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아트 콜라보 시리즈는 카드 플레이트를 브랜드 경험의 일부로 확장해 젊은 세대의 감성 소비를 겨냥한 전략이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도 MZ세대 감성을 반영한 디자인형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신한카드 핏(Fit)'은 소비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혜택을 구성한 상품으로, 일러스트레이터 최고심과 협업한 '최고심 핏 카드'를 통해 카드 표면을 감성 콘텐츠로 전환했다. 특히 '행복고심'·'짱고심' 등 캐릭터 일러스트를 적용해 보는 재미와 소장 가치를 높였다.

한편 현대카드는 프리미엄 디자인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메탈 질감과 매트 표면을 적용한 '부티크(BOUTIQUE)' 시리즈를 비롯해 알파벳 이니셜을 단순화한 '알파벳(ALPHABET)' 시리즈 등으로 색상과 질감을 세분화했다. 또한 신용카드에도 고객별 맞춤형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은 자신만의 카드 디자인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KB국민카드는 브랜드 캐릭터와 문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차별화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 상품인 '쿠팡 와우 카드'는 쿠팡의 시그니처 컬러를 적용해 단순 로고 삽입을 넘어 서비스 경험형 카드로 기획됐다. 아울러 최근에는 OTT'패션'뷰티 브랜드와의 협업을 확대하며, 카드 표면 일러스트와 컬러 스펙트럼을 다양화하고 있다.

이 같은 디자인 경쟁은 카드사 간의 상품 구도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과거 카드 선택의 기준이 연회비나 포인트 적립률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소재·색감·브랜드 협업 여부가 핵심 비교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디지털 결제 환경이 일상화되면서 혜택 간 차별 폭이 줄었고, 소비자들이 카드에서 기대하는 가치가 '혜택'에서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MZ세대는 모바일 중심의 금융 환경에 익숙하고, 개인의 취향·정체성을 소비 행위로 표현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들은 카드의 외형과 디자인을 통해 자신이 속한 문화적 취향을 드러내며 카드 소유 자체를 하나의 경험으로 인식한다. 이러한 세대적 특성이 카드 플레이트를 '감성 소비의 상징'으로 변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카드 디자인이 2030세대들의 자기표현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한정판 카드 발급 이벤트와 아트 콜라보 시리즈가 정기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카드 디자인이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를 함께 견인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MZ세대는 카드를 결제수단이 아니라 개성을 드러내는 액세서리로 인식한다"며, "디자인 차별화가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나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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