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창원)=신희재 기자 | "꾸준히 대권에 도전하는 강팀을 만들고 싶다." 조상현(49) 창원 LG 감독이 지난 5월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뒤부터 일관성 있게 내세우는 목표다.
1997년 프로농구 원년 출범팀인 LG는 지난 시즌 창단 첫 챔프전 우승으로 28년 무관의 한을 풀었다. 그러나 달콤함도 잠시, 이후 살인적인 일정이 이어졌다. 6월 국제농구연맹(FIBA) 바스켓볼 챔피언스리그 아시아(BCL) 출전과 7~8월 국가대표팀 차출로 주축들이 온전히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그 여파로 개막을 한 달 앞둔 9월 초에야 완전체로 합을 맞췄다.
개막 후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LG는 지난달 말부터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에 출전해 리그와 일정을 병행하고 있다. 몽골, 대만, 일본 등을 오가는 강행군으로 선수단 체력 관리에 대한 고민이 크다.
각종 어려움에도 올 시즌 LG는 초반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개막 후 13경기에서 9승 4패로 공동 1위, 단 한 차례도 리그에서 연패를 당하지 않으며 선두 경쟁에 뛰어들었다. 부임 4년 차에 접어든 조상현 감독의 지도 아래 기복 없는 경기력을 유지하는 중이다.
LG의 꾸준함은 10일 부산 KCC와 홈 경기에서 다시 한번 빛났다. 이날 LG는 간판 유기상의 결장에도 '우승 후보' KCC를 83-61로 크게 이겼다.
이날 창원체육관에서 만난 조상현 감독은 "선수들에게 계속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 시즌 우승을 했기 때문에 EASL 출전이라는 혜택을 받는 것이다. 일정이 힘들긴 한데 핑계 대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LG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 훈련량을 늘리기보다는 비디오 미팅으로 코치진과 선수단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조상현 감독은 "공격은 나와 2년 정도 같이 하면서 틀을 아는 선수들이 많다. 비디오 분석으로 수비 방향 등을 지시하고, 선수단 체력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에이스 칼 타마요가 비디오 미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필리핀 출신의 타마요는 KCC전에서 국대급 포워드인 최준용과 송교창 상대로 경기 내내 우위를 점하며 양 팀 최다인 20득점을 올렸다.
조상현 감독은 "타마요에게 상대 성향에 따라 수비를 다르게 하라고 지시했는데 잘 이해했다. 컨택도 강하게 가져갔으면 한다고 했는데 잘 됐다"고 칭찬했다. 타마요는 "감독님과 아셈 마레이에게 '좋은 스코어러보다 좋은 선수가 되는 게 먼저다'라고 많이 이야기 듣는다. 팀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준 것 같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LG는 앞으로도 두 대회를 병행하면서 최선의 결과를 내고자 한다. 조상현 감독은 "KCC전은 연패 고비였다. 분위기가 좋은 상대를 만났는데 선수들의 에너지가 좋았다. 오늘 경기는 칭찬밖에 할 게 없다. 몽골도 갔다 오고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들었을 텐데 이겨냈다. 다음 경기도 비디오 미팅으로 분석해서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신희재 기자 gale0324@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