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 | 캄보디아에서 월 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 취업난과 고물가 시대, 빠듯한 현실을 벗어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제안은 한 줄기 빛처럼 보인다. 특별한 기술이나 경력이 없어도 '단순 사무직'만으로 상식적으로 통용되는 급여의 범위를 아득히 넘어선 고액을 보장한다는 말은 듣는 이의 이성을 마비시킨다. 그러나 과도한 수익 약속은 언제나 위험 신호다. 이 '꿈의 직장' 뒤에는 자유와 생명을 앗아가는 잔혹한 현실이 숨겨져 있다.
이러한 해외 취업 사기는 흔히 친분이 있는 선후배나 가까운 지인을 통해 전달된다는 점에서 더욱 교묘하다. 평소 믿고 따르던 익숙하고 믿음직한 목소리는 의심의 벽을 무너뜨리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피해자들은 지인의 '성공 사례'를 믿고 의심 없이 캄보디아 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고수익 온라인 마케팅' 혹은 '해외 IT 회사 직원'이라는 허울 좋은 간판 아래 이들은 사람들을 캄보디아, 미얀마 등 특정 지역으로 끌어들인다.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결코 보장할 수 없는 터무니없는 급여제공 약속 자체가 허위이자 범죄의 시작이다.
현지에 도착하는 순간 달콤했던 약속은 철창 없는 감옥으로 변모한다. 곧바로 여권이 압수되고, 외부와의 연락은 완전히 차단된다. 피해자들은 외딴 건물이나 합숙소에 갇혀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보이스피싱, 온라인 도박, 혹은 코인 사기 등의 각종 범죄에 가담하도록 강요받는다.
이들은 고강도의 범죄 노동에 시달리며, 심지어 정해진 목표 수익을 채우지 못하면 폭행이나 가혹 행위에 시달린다. 탈출을 시도하거나 반항할 경우 막대한 몸값을 가족에게 요구하며 인질로 붙잡히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돈을 벌기 위해 떠난 곳이 순식간에 인권이 무시되는 지옥으로 변하는 것이다.
캄보디아 고액 연봉을 미끼로 한 취업 사기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누구라도 주변의 가까운 선후배로 유혹을 받을 수 있다. 자신의 능력대비 과도한 급여를 제시하며 급작스러운 해외 취업을 권유하는 제안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아무리 친한 지인의 소개라 할지라도, 제안의 내용을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검증해야 한다.
공신력 있는 기관의 해외 취업 정보와 비교해보고, 통상적인 자신의 연봉 수준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능력보다 3~4배 높은 급여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사기의 덫에서 벗어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방패는 냉철한 이성과 '너무 좋은 것은 의심하라'는 기본적인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다.
전유문 오코글로벌 대표, 전 KB국민은행 지점장, 채권시장협의회 회장
전유문 대표 gentlemun@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