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체육관이 만원 관중으로 가득 차 있다. /OK저축은행 제공
부산 강서체육관이 만원 관중으로 가득 차 있다. /OK저축은행 제공

| 한스경제=신희재 기자 | 프로배구 V리그가 '부산 시대'를 활짝 열었다. 남자부 OK저축은행이 새 연고지에서 첫 출발을 알렸다.

OK저축은행은 9일 부산 강서체육관에서 대한항공과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홈 개막전을 치렀다. 비록 경기는 홈팀의 세트 스코어 1-3(22-25 20-25 25-23 22-25) 패배로 끝났지만, 이날 관중석엔 4270명의 만원 관중이 주황색 물결을 이뤄 장관을 연출했다. 이들은 승패를 떠나 부산에서 열린 첫 배구 축제를 즐겼다.

2005년 출범한 V리그는 남녀부 14개 팀 대부분 연고지가 수도권과 충청권에 편중돼 있다. 그나마 여자부는 김천 한국도로공사와 광주 페퍼저축은행이 있지만, 남자부는 대전 이남에 팀이 없는 상황이었다.

OK저축은행이 부산행을 택한 배경이다. 2013년 남자부 막내 구단으로 창단한 OK저축은행은 올 시즌을 앞두고 기존 연고지인 경기도 안산을 떠나 부산으로 터전을 옮겼다. 수도권에 편중된 배구 기반을 영남권으로 확대하고, 더 큰 시장에서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OK저축은행과 강서구청이 업무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OK저축은행 제공
OK저축은행과 강서구청이 업무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OK저축은행 제공

OK저축은행은 7월 부산시와 연고 협약을 체결한 뒤 새 시즌을 앞두고 홈 개막전 준비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8월 강서구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강서체육관을 새 홈구장으로 확정했다. 이로써 기존 안산상록수체육관(2535명)은 물론 남자부 통틀어 가장 많은 홈 관중을 수용할 수 있게 됐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9일 본지와 만나 “부산 내 강서체육관, 사직체육관, 기장체육관 등 여러 후보군이 있었으나 강서체육관이 홈구장으로 가장 적합했다”며 “부산시 행정구역 대다수가 인구 감소 현상이 나타났지만, 강서체육관이 있는 강서구는 신도시 영향으로 인구가 증가하고 있었다. 그 외 사직체육관은 농구단 두 팀이 있는 점, 기장체육관은 접근성 문제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강서체육관은 부산 서부 지역에 있어 김해, 창원 등 경남권 팬층을 유입하는 데도 효율적이다. 김해에 거주 중인 최은지 씨는 “지역에서 배구 동아리를 하고 있어 배구에 관심이 많았다”며 “경상권에도 배구팀이 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했다. OK저축은행이 좋은 기회로 오게 돼 기쁘다. 웬만하면 모든 홈 경기에 다 와서 응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의 합류로 부산은 축구(아이파크), 야구(롯데 자이언츠), 농구(KCC·BNK 썸), 배구 등 국내 4대 프로스포츠 구단을 모두 보유한 도시가 됐다. 구단주인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은 “연고 이전은 절대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부산 팬들이 뜨겁게 응원해 주시는 모습을 보니 감사한 마음이 크다”며 “앞으로 팬들과 함께 호흡하며 부산을 대표하는 구단으로 당당히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신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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