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알파라이너, 운항 선단 94척, 100.7만TEU 발표
2만4천TEU급 12척 도입...2020년대부터 급성장
올해도 10만TEU 이상 증가...첫 100만TEU 돌파
“中·日 비해 턱없이 부족...화주 고려 200만TEU 돼야”
HMM의 초대형 컨테이너운반선 ‘HMM 함부르크호’./HMM
HMM의 초대형 컨테이너운반선 ‘HMM 함부르크호’./HMM

| 한스경제=임준혁 기자 | 국내 최대 국적 선사인 HMM이 세계에서 8번째로 운항 선단(선복량) 10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돌파하며 ‘밀리언클럽’에 가입했다.

10일 프랑스의 해운·조선산업 분석 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HMM의 운항 선단은 10월 29일 현재 94척, 100만7000TEU를 기록했다. HMM이 100만TEU의 선복량을 달성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전체 운항 선단 중 사선은 69척, 81만4000TEU, 임차 선박(용선)은 25척, 19만3000TEU를 차지했다.

HMM은 2만4000TEU급 극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시리즈선으로 도입한 2020년대 들어 선복량이 급성장했다.

지난 2020년 4월 세계 최대 규모인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호를 인도받은 후 동형선 12척, 1만6000TEU급 8척 등 총 20척의 초대형 선박을 1년 사이에 도입했다. 2020년 1월 39만TEU였던 HMM의 선복량은 1년 5개월 후인 2021년 6월 81만TEU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이들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은 HMM이 지난 2018년부터 발주한 '액화천연가스(LNG) 레디(Ready)' 선박이다. LNG 레디 선박이란 건조를 마치고 인도받을 당시 기존 연료인 벙커C유를 사용하지만 향후 LNG를 연료로 겸용해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사양이다.

HMM은 앞서 소개한 2만4000TEU급 12척과 1만6000TEU급 8척으로 구성된 이들 LNG 레디 선박들을 현재 주요 항로에 투입·운항 중이다.

2021년 상반기 이후 HMM의 선복량 증가세는 3년 정도 소강 상태를 보이다가 지난해 2월부터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과 메탄올을 주(主) 추진연료로 사용하는 9000TEU급 친환경 선박 9척을 순차적으로 인도받으며 다시 성장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올 들어 10월까지 HMM은 운항 선단을 10만TEU 이상 빠르게 늘리며 출범한 지 50여년 만에 선복량 100만TEU 고지에 올라섰다. 10여년 전인 2016년 1월 17위에 그쳤던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 순위는 2019년 10위로 상승했고 2020년 8월부터 8위를 유지하고 있다.

HMM의 전체 선단에서 1만TEU급 이상 대형 선박은 총 45척이다. 척수 기준으로 전체 선단의 절반 수준으로 지난해 점유율인 67%에 비해 크게 줄었다. 크기별로는 ▲2만4000TEU급 12척 ▲1만6000TEU급 8척 ▲1만3000TEU급 17척 ▲1만1000TEU급 2척 ▲1만TEU급 6척 등이다.

최근에는 2000TEU급 피더 컨테이너선 도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1800TEU급 신조 피더선 3척을 HD현대미포에서 인도받았다. 또 2300TEU급 중고선박 3척을 구매했다.

HMM의 컨테이너선 도입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계획이다. 내년에 HD현대삼호와 HJ중공업으로부터 9000TEU급 메탄올 연료 컨테이너선 5척을 인도받을 예정이다.

신조 발주도 활발하다. 지난달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 총 12척의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을 분산 발주하는 한편 중국 황하이조선과 2700TEU급 7척, 1800TEU급 5척 등 총 12척의 피더 컨테이너선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발주한 선박들은 2028년부터 2029년 상반기 사이에 인도된다.

이로써 글로벌 정기 선사 중 100만TEU의 선복량을 확보한 곳은 HMM을 비롯해 8곳으로 늘어났다. 스위스 선사 MSC가 700만2757TEU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고 덴마크의 머스크가 438만TEU, 프랑스 CMA CGM이 407만TEU로 각각 2, 3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중국의 코스코(COSCO)가 352만TEU로 4위, 독일 하팍로이드 243만TEU,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203만TEU, 대만 에버그린 193만TEU로 7위에 랭크돼 있다. HMM이 선복량 100만TEU를 돌파함으로써 7위인 에버그린을 쫓고 있지만 격차가 100만TEU 가까이 뒤처지는 상황에서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창호 한국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은 “화주 입장에서 국적 선사인 HMM과 경쟁하고 있는 일본, 중국 선사와 비교하면 선대 규모는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가령 물류대란이 발생 해 HMM 선박의 해상 운송이 멈췄을 경우 평상 시 국적 선사(HMM)를 이용해 안정된 운임으로 수출해 오던 화주들이 수출할 물량은 넘쳐나는데 저렴한 가격에 운송할 선박 확보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코스코나 ONE 같은 중국, 일본 국적 선사의 배를 어쩔 수 없이 이용하는데 이 때 운임은 HMM으로 운송할 때보다 최소한 2배 이상을 더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입 화주들의 입장뿐 아니라 국내 해운업계를 위해서도 HMM이 선복량을 200만TEU 선까지는 증강시켜야 향후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해도 글로벌 선사로서의 위상에 맞는 노선 조정 및 얼라이언스 재편 등을 통한 해운 시장, 공급망 안정화에 유연하게 기여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임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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