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쿠팡플레이, 자체 예능 흥행으로 OTT 2위 등극
티빙, 광고형 요금제와 일본 진출로 수익성·글로벌 확장 성과
저스트 메이크업./쿠팡플레이
저스트 메이크업./쿠팡플레이

|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 넷플릭스의 독주 속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은 수익성 다변화를 기반으로 조용히 약진하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지난달 데이터분석업체 두 곳의 월간활성자수(MAU) 집계 2위를 석권하며 '티빙잡기'에 성공했다. 티빙은 3월 출시한 광고형 요금제가 흥행하며 광고 매출을 74% 끌어올렸다. 

10일 OTT 업계에 따르면 KBO 시즌 종료로 티빙 이용자가 감소하는 사이 쿠팡플레이는 신규 예능 ‘저스트 메이크업’을 흥행시키며 지난달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와 와이즈앱·리테일 조사에서 OTT 월간활성이용자수(MAU) 2위를 기록했다.

양 기관의 조사 발표가 동일한 건 지난 4월 이후 6개월 만이다. 데이터분석업체 두 곳의 집계방식이 달라 OTT 업체마다 선호하는 데이터분석지표가 달랐는데 이번 조사에서 쿠팡플레이가 모두 티빙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하면서 국내 OTT 2위가 확실해졌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 1504만명, 쿠팡플레이 795만명, 티빙 764만명이며 와이즈앱리테일은 넷플릭스 1444만명, 쿠팡플레이 830만명으로 조사됐다. 

쿠팡플레이가 OTT 2위를 차지한 배경에는 ‘직장인들 시즌2’와 ‘저스트 메이크업’ 등 신규 예능 연속 흥행이 있다. 특히 ‘저스트 메이크업’은 공개 첫 주 대비 시청량이 748% 급등하며 5주 연속 인기작 1위를 기록, MAU 상승을 견인했다. 기존 약점이던 콘텐츠 라인업은 자체제작 예능 성공으로 보완됐다. 아울러 HBO, HBO Max, 파라마운트 플러스, 소니픽처스 등 글로벌 콘텐츠와 스포츠 콘텐츠 강화가 경쟁력 제고에 힘을 보탰다.

국내 지위는 위협받고 있지만 티빙도 내부적으로는 실적을 개선하고 있다. 6일 CJ ENM 실적 컨퍼런스콜에 따르면 티빙은 3분기 매출 988억, 영업손실 162억원을 기록했다. 티빙은 네이버와 제휴를 종료하면서 1분기 영업손실 257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를 최고 실적이던 지난해 117억원 수준으로 줄이는 중이다.

티빙은 적자 감소 이유로 3월 출시한 광고형 요금제가 호응을 얻으면서 광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4.7%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최주희 티빙 대표는 "4분기에는 어느 정도도 손익분기점(BEP)에 근접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첫 흑자를 전망하기도 했다.

티빙은 장기 성장 전략으로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 집중할 것을 밝혔다. 티빙이 일본 디즈니플러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음으로써 일본 시청자들은 앱 내에서 ‘치명적인 X’, ‘취사병 전설이 되다’ 등 티빙 오리지널 작품을 독점 시청할 수 있게 된다. CJ ENM의 대표 히트작 ‘도깨비’, ‘나의 아저씨’, ‘시그널’ 등도 순차적으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대표 콘텐츠 프로야구가 비시즌에 접어들면서 시즌 종료마다 MAU가 감소하는 티빙은 외연 확장이 필요하다. K콘텐츠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은 가운데 일본과 같은 거대 콘텐츠 시장 진출이 성공하면 내수 시장 못지않은 수익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디즈니플러스 재팬의 플랫폼 영향력과 티빙의 오리지널 제작력이 결합해 K콘텐츠가 일본에서 지상파 드라마를 대체하는 프리미엄 스트리밍 장르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넷플릭스 MAU가 국내 OTT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독주하는 상황에서 토종 OTT가 자체적인 수익모델 다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평가한다.

넷플릭스의 10월 MAU는 2위 쿠팡플레이와 최소 600만에서 최대 700만명 차이가 나는 상황이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산 MAU가 넷플릭스와의 격차를 줄여 가던 도중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글로벌적인 흥행으로 격차는 다시금 벌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독주 구도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내 OTT들은 제한된 국내 시장을 두고 경쟁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따라서 국내 OTT들이 장기적인 성장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광고형 요금제, 자체제작 콘텐츠, 글로벌 제휴 등 다양한 수익 모델을 다각도로 개발해 균형 있는 성장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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