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디오티미술관 제2전시실 19일까지
| 한스경제=하태민 기자 | 기억의 잔상과 감정의 결을 포착해온 사진작가 박정임이 개인전 <사랑한다고 말했잖아>를 연다. 전시는 11월 6일부터 19일까지 부산 디오티미술관 제2전시실에서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말로 다 담아낼 수 없는 감정의 층을 사진이라는 언어로 섬세하게 펼쳐낸다. 익명의 사물, 손끝, 붉은 잔여물, 작은 생명감이 화면 곳곳에 자리하며 이는 모두 '말해지지 않은 기억의 흔적'으로 남는다. 관람자는 이미지 사이 여백에서 번지는 미세한 울림을 통해 자신 안의 오래된 기억을 조용히 더듬게 된다.
박정임에게 사진은 단순한 재현의 도구가 아니다. 그는 "사진은 사건을 기록하는 매체가 아니라 이해받지 못한 말들이 흩어져 머무는 장소"라며 "스스로 말이 되지 못한 감정의 입자들을 포착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의 작업에는 늘 '기억의 단면'에 대한 탐구가 자리한다. "기억은 물기 어린 이미지다. 떠오르는 것은 전체가 아니라 기이할 정도로 선명한 한 부분이다. 나는 그 조각을 드러내고 싶었다"는 작가의 고백은 이번 전시 주제이자 시선의 방향을 함축한다.
박정임은 그동안 <나는새>, <Special Things>, <얼굴들>, <나는꽃>, <나는나무>, <이니미니마이니모> 등 여러 전시를 통해 인간과 비인간, 익명성과 고유성, 존재의 다층적 본질을 꾸준히 탐구해왔다. 외형 너머 감정과 결을 바라보는 일관된 태도는 이번 전시에서 더욱 응집된 형태로 드러난다.
이번 전시는 부산문화재단 부산문화예술지원사업 지원으로 마련했다. 관람은 화~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일·월 휴관) 가능하다. 전시 장소는 부산 금정구 금샘로 35, 디오티미술관 제2전시실, 문의는 051-518-8480이다.
하태민 기자 hamong@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