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현 감독이 대표팀 선수들의 훈련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류지현 감독이 대표팀 선수들의 훈련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 한스경제=신희재 기자 | 류지현(54)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이 마운드 세대교체에 속도를 올렸다.

한국은 8일과 9일 양일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체코와 2차례 2025 K-베이스볼 시리즈 평가전을 치렀다. 지난 2월 부임한 류지현 감독의 국가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으로 주목받은 가운데 8일 첫 경기(3-0 승)에선 마운드의 강점이 확연하게 나타났다.

대표팀은 11월 일정을 앞두고 투수진 18명을 전원 10대와 20대 선수들로 구성했다. 1998년생 좌완 손주영이 투수조 최고참일 정도로 연령대가 확 낮아졌다. 동시에 최고 시속 150km가 넘는 구위형 투수를 대거 발탁해 전열을 재정비했다.

곽빈. /두산 베어스 제공
곽빈. /두산 베어스 제공

젊고 빨라진 마운드는 체코 타선을 상대로 위력을 발휘했다. 한국은 체코와 첫 경기에서 타선은 5안타 빈공에 그치며 3득점에 그쳤지만, 마운드는 아웃카운트 27개 중 무려 17개를 탈삼진으로 만들어내며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특히 5회까지는 노히트를 작성할 만큼 깔끔한 피칭을 선보였다.

한국 투수들의 빠른 공을 체코 타자들이 대처하지 못한 게 컸다. 이날 대표팀은 선발 투수 곽빈(26)이 최고 시속 156km 패스트볼로 탈삼진 4개를 솎아 냈다. 이후에도 김건우(23)가 147km/h, 최준용(24)이 150km/h, 이호성(21)이 148km/h, 이로운(21)이 149km/h, 김택연(20)이 152km/h, 조병현(23)이 148km/h의 최고 구속을 마크하며 힘으로 상대를 눌렀다. 특히 김택연은 8회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한국 야구는 지난해부터 강력한 패스트볼을 던지는 유망주들이 대표팀에 대거 등장해 큰 힘을 얻고 있다. 8일 등판했던 김택연, 조병현 외에도 박영현(22), 김서현(21) 등은 올 시즌 소속팀에서 20세이브 이상을 올리며 리그 정상급 투수로 올라섰다. 여기에 이호성, 김건우 등 선발과 불펜을 오간 요원들도 지난 10월 열린 포스트시즌에서 빼어난 탈삼진 능력을 선보이며 한 단계 더 성장했다.

이호성. /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호성. /삼성 라이온즈 제공

8일 경기 후 만난 류지현 감독은 "젊은 불펜 투수들의 국제대회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기뻐했다. 동시에 이들이 조금 더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도울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경기를 보니 저연차 선수들이 마운드에서 내려온 뒤 긴장하는 게 있었다. 그들에게는 체코전이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다. 다음 주(15~16일) 일본 도쿄돔을 처음 갈 텐데, 조금 더 평정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이정후(27), 김하성(30) 김혜성(26) 등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선수들을 기용하고자 한다. 다만 이들은 모두 야수 포지션에서 뛰고 있으며 투수진은 한국계 투수를 통틀어도 후보군이 많지 않다. 어린 투수들의 활약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신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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