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하림그룹, 2개년 영업이익 1조1521억·금융손익 손실 7565억..실질 수익 절반 증발
하림산업 순손실 2892억 등 2년 연속 ‘이중 적자’…사료·축산 계열사도 외환손실로 수익성↓
올 상반기 원화 강세로 금융이익 1256억 반전..환율 의존형 구조는 여전

|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 하림그룹이 2023~2024년 2년간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외환·파생상품을 포함한 금융손익 손실만 7500억 원에 달해 실질 수익의 절반 이상이 상쇄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2025년)에는 원화 강세로 외환손익이 흑자로 전환되며 단기 실적이 반짝 개선됐지만, 근본적인 리스크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표면적 수치만 보면 ‘회복세지만, 내부를 뜯어보면 환율 방향이 손익을 결정하는 불안정한 체질이 여전하다.

▲2개년 누적 영업이익 1조1521억 vs 금융손익 –7565억

그룹 전체 2023~2024년 합산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은 1조1521억 원이었지만, 금융손익은 –7565억 원에 달했다. 이 중 외환손익이 –2498억 원, 파생상품 손익이 –311억 원으로 집계되며, 영업이익의 약 65%가 금융손실로 상쇄됐다. 즉 하림그룹이 2년간 본업으로 벌어들인 이익의 절반 이상이 환율 변동에 따라 증발한 셈이다.

사료·축산 계열사들은 달러 결제 비중이 높고, 곡물·사료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커 외환손익에 민감한 구조다. 파생상품 헷지 전략도 효과를 내지 못해, 오히려 일부 계열사에선 비용만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 하림산업,연속 ‘이중 적자’…그룹 재무 건전성 훼손

하림산업은 2023~2024년 누적 기준 매출 1507억 원, 영업손실 –2372억 원, 금융손실 –419억 원으로 이중 적자를 이어갔다. 합산 순손실 –2892억 원, 총포괄손실 –2877억 원으로 그룹 내 ‘재무 블랙홀’ 역할을 했다.

건설·개발 프로젝트 자금조달 과정에서 차입 구조가 악화된 데다, 환율 변동 부담이 겹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단발성 손실이 아닌 2개년 연속 구조적 적자로, 그룹 전체 자금흐름을 악화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사료·축산 계열, 외환손실로 실질 수익 반토막

하림, 제일사료, 팜스코, 선진 등 주요 사료·축산 계열사는 모두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외환·파생손실로 실질 수익이 반 토막 났다.

하림은 영업이익 689억 원에도 금융손실 –762억 원을 냈고, 제일사료는 영업이익 619억 원에도 순손실 –145억 원을 기록했다.

팜스코는 영업이익 854억 원에도 금융손실 –1653억 원으로 순손실 –1042억 원, 선진 역시 영업이익 2216억 원 중 –1672억 원의 외환손실을 기록했다.

공통된 문제는 원재료 수입 의존도와 헷지 부재다.

계열사별로 제각각 파생상품을 운용하다보니, 중복 거래나 방향성 손실이 누적되는 구조가 고착됐다.

팬오션은 영업이익 8570억 원, 순이익 5131억 원으로 그룹 유일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해운운임 회복과 일부 헷지효과(+388억 원)가 이를 뒷받침했다.

NS쇼핑도 영업이익 944억 원, 순이익 793억 원으로 안정적 수익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 두 회사의 현금흐름만으로 사료·축산 부문의 구조적 적자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올 상반기, 환율 반전으로 ‘반짝 실적’

2025년 상반기 하림지주는 매출 6조5144억 원, 영업이익 45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 22% 증가했다.

외환손익 +998억 원, 파생상품손익 +258억 원으로 합산 +1,256억 원의 금융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2024년 상반기 –1732억 원 손실에서 3000억 원 가까이 반전된 수치다.

지난해 6월 환율이 1389원에서 올해 6월 1356원으로 내려가면서 외화부채 평가손실이 줄고 환산이익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이러한 개선은 환율 환경에 따른 일시적 반등일 뿐, 본업의 경쟁력 강화로 인한 실질 개선은 아니다.

하림그룹의 실적 변동은 경영전략보다 외부 요인, 특히 환율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구조적 문제다. 계열사별로 개별적으로 헷지를 운용하다보니 손실이 중복되고, 환율 시나리오별 대응체계도 부재하다.

그룹 차원의 종합 리스크 관리 전략 재점검이 필요한 시기다.

그룹 차원의 트레저리 센터(Treasury Center)를 설립해 외환거래와 헷지전략을 중앙 통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정한 체질 개선에 나서려면 외형 성장보다 재무 안정성 확보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그룹 차원에서는 환리스크 중앙통제, 파생상품 전략 재설계, 외화차입 축소, 하림산업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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