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내년 에이전트 AI 본격 도입…사용자 맞춤형 서비스 강화
GPUaaS 서비스 강화, B2B 확장…엔비디아 GPU 적극 활용
팀네이버 통합 컨퍼런스 '단25'에서 발표하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네이버
팀네이버 통합 컨퍼런스 '단25'에서 발표하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네이버

| 한스경제=석주원 기자 | 네이버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핵심 사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조1381억원으로 처음으로 분기 매출 3조원 시대를 열었다. 영업이익도 5706억원으로 분기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이번 성과를 ‘온서비스 AI(On-Service AI)’ 전략의 가시적인 성과라고 밝혔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온서비스 AI 방향성 아래 서비스와 사업 전반의 AI 기반 고도화에 집중한 결과 비즈니스 기회 확대 및 수익 창출로 이어지는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검색, 커머스, 광고, 결제 등 모든 주요 사업 부문에 AI를 체계적으로 접목했고 그 결과가 3분기 역대 최고 실적으로 직결됐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서치플랫폼은 AI 브리핑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초 도입한 AI 브리핑은 3분기 기준 전체 검색의 약 15%를 커버하며 약 3000만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힘입어 3분기 서치플랫폼 매출은 1조6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전분기 대비 2.3% 증가했다.

AI 브리핑의 성공은 검색 환경 개선을 넘어 광고 비즈니스로 이어졌다. 전체 네이버 플랫폼 광고는 전년 동기 대비 10.5%, 전분기 대비 3.5% 성장했다. AI 브리핑 하단에 제시되는 연관 질문의 클릭 수는 서비스 도입 초창기 대비 5배 이상 증가했으며 이는 더 많은 광고 노출 기회로 전환됐다.

전년 동기 대비 35.9%의 성장세를 보이며 3분기 매출 9855억원을 올린 커머스 부문에서도 AI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네이버는 AI 기반 개인화 추천 시스템을 도입해 각 고객의 구매 패턴, 검색 기록, 관심 분야를 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면서 사용자의 만족도와 구매 전환율을 함께 높이는데 성공했다. 스마트스토어 거래액도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했다.

이처럼 온서비스 AI가 실적으로 증명되면서 네이버는 이 성과를 지속하고 확대하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AI 전략을 공개했다. 네이버는 6일 팀네이버 통합 컨퍼런스 ‘단25(DAN25)’를 통해 주요 서비스에 AI 에이전트를 도입하고 핵심 제조 산업의 AX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내년 1분기에는 AI 쇼핑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쇼핑 에이전트가 출시될 예정이며 2분기에는 통합 검색이 AI 에이전트를 기반으로 진화한 AI탭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서비스 전반의 데이터와 기술 인프라를 하나로 통합한 ‘에이전트N(Agent N)’을 새롭게 구축했다. 에이전트N은 온서비스 AI를 통해 축적된 버티컬 AI 역량을 고도화해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다음 행동을 예측·제안하며 실행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창작자와 비즈니스 파트너를 위한 비즈니스 통합 에이전트 ‘Agent N for Business’도 내년에 공개할 예정이다. 네이버 비즈니스 에이전트는 쇼핑, 광고, 플레이스 등 모든 사업자들을 위한 AI 솔루션으로 그동안 분산됐던 사업자 솔루션과 데이터를 하나의 비즈니스 허브로 통합해 AI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환경을 분석하고 개선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다.

이와 함께 국내 최대이자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목표로 AI 생태계 경쟁력을 위한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한다. 내년까지 1조원 이상의 GPU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며 곧 네이버 제2사옥 1784와 각 세종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피지컬 AI’의 테스트베드도 본격 운영된다.

최 대표는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한국 제조 핵심 산업의 탄탄한 경쟁력 위에 네이버가 갖춘 독보적인 AI 소프트웨어 역량을 더해 국내 산업 전반의 AI 전환과 혁신을 가속화하고 풀스택 AI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한국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엔비디아로부터 공급받기로 한 GPU 6만장은 네이버의 AI 전략을 뒷받침할 가장 강력한 자원이 될 전망이다. 네이버는 지금까지 B2C 중심의 기업으로 인식돼 왔지만 AI 시대를 맞아 강력한 AI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B2B 시장으로의 사업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GPUaaS(GPU as a Service) 모델이 있다.

GPUaaS는 네이버의 ’각 세종’ 데이터센터를 통해 GPU 설계·운영 기술을 완전 내재화한 후 이를 국내 기업들에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다. GPUaaS가 포함된 3분기 엔터프라이즈 부문 매출은 1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전분기 대비로는 13.9% 성장했지만 네이버 전체 실적에 차지하는 비율은 낮은 편이다.

네이버는 각 세종 데이터센터의 GPU 유닛을 오는 2030년까지 10만개에서 30만개로 확대하고 LG CNS 죽전 데이터센터 임차도 추진 중이다. 엔비디아, 넥서스 코어 시스템즈와 함께 모로코에 500MW급 AI 데이터센터 공동 구축을 진행하는 등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까지 겨냥한 GPUaaS 기반을 만드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네이버는 한국의 언어·데이터·산업 구조를 가장 깊이 이해하는 기업으로서 ‘소버린 AI 2.0’을 기반으로 산업별 버티컬 AI 모델을 구축해가고 있다”며 “조선, 에너지, 바이오 등 주요 산업의 기업들과 협력해 제조 전 과정의 AI 활용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이 기술을 사우디, 태국, 일본 등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해 소버린 AI 레퍼런스를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석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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