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자전용 신용카드(PLCC)는 카드업계의 수익구조 다변화와 고객 세분화를 동시에 이끌고 있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PLCC는 제휴사의 충성 고객 기반에 카드사의 결제·운영 역량을 결합해 시장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단순 제휴를 넘어 '브랜드 경험형 금융상품'으로 진화 중이다. 향후에는 혜택의 실효성과 이용자 유지율이 PLCC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인이 될 전망이다. [편집자 註]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 우리카드가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전략의 방향을 '확장'보다 '정교화'에 방점을 두고 충성 고객을 잡기 위한 맞춤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는 단순 상품 확장이 아닌 제휴 효율성 관리에 초점을 맞춘 흐름으로 프리미엄 여행·MZ 리셀·백화점 리테일 등 세대와 소비의 축별로 차별화된 제휴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과거 단순 적립이나 할인 중심에서 제휴 브랜드의 로열티 제고와 실질적 혜택 제공에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아코르(Accor)나 크림(KREAM) 등 다양한 제휴처와 PLCC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등 제휴 상품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 프리미엄·MZ 비롯한 고객별 맞춤형 카드 출시
먼저 우리카드는 지난 2023년 11월 글로벌 호텔체인 아코르(Accor)와 손잡고 프리미엄 고객층을 겨냥한 카드 2종을 출시했다. ALL 우리카드 '인피니트(Infinite)'와 '프리미엄(Premium)' 카드 2종은 아코르 멤버십 등급과 연계해 리워드 포인트 적립, 조식·라운지 이용, 리무진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이는 고객이 카드를 사용하는 순간부터 숙박 이후까지 브랜드 접점이 이어지는 구조로 설계돼 단순 결제 혜택을 넘어 숙박·이동·여행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프리미엄 경험형 PLCC를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디자인은 프랑스의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그룹 마자리니(Mazarine)가 참여해 여행·감성·디자인을 결합해 브랜드 일관성을 강화했다. 시각적 완성도를 통해 '프리미엄 경험의 일부'로 인식되도록 했다는 게 우리카드의 설명이다.
이 제휴를 통해 우리카드는 고소득층과 해외여행 수요층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멤버십 데이터와 카드 이용 데이터를 결합해 고객별 체류 패턴을 분석하는 한편, 맞춤형 혜택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브랜드 경험을 혜택으로 전환하는 구조를 통해 이용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아울러 MZ세대의 소비 습관에 맞춘 직관형 PLCC 대표 상품으로 리셀·패션 플랫폼 크림(KREAM)과 협업해 만든 '크림 우리카드'가 있다. 이는 복잡한 실적 조건을 없애고 결제 즉시 혜택이 적용되는 구조로, 이용 편의성과 혜택 체감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 상품은 신용·체크카드 2종으로 구성돼 있다. 각각 크림 이용금액의 2%, 5%를 상시 할인해 MZ세대의 빠른 결제 패턴에 맞춘 실시간 보상 구조를 구현했다. 직관적 결제 흐름을 강화해 플랫폼 내 체류시간과 이용 빈도를 동시에 높인 셈이다.
초기 한정판 메탈 플레이트는 카드 자체를 ‘소장 아이템’으로 만들었다. 리셀 문화의 핵심인 희소성과 차별성을 디자인에 반영한 것이다. 단순 결제 수단이 아니라 ‘브랜드 경험의 일부’로 기능하게 함으로써, MZ세대의 소비 심리를 자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프리미엄 고객이 중시하는 경험의 품질을 카드 혜택으로 구현했다"며, "멤버십 제휴를 통해 브랜드 충성도를 강화하고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는 운영 모델을 이어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MZ세대의 소비 패턴은 속도와 직관성이 중요하다"며, "플랫폼 특성에 맞는 실질적 혜택과 경험 요소를 결합해 제휴 구조를 지속 발전시킬 것이다"고 덧붙였다.
◆ 고객 별 타깃 설정 주효...효율 중심의 데이터 제휴관리
한편 우리카드는 고객군에 따른 PLCC 관리 체계 세분화를 위해 제휴 성과를 단순 발급량이 아닌 이용률·유지율·재결제율 등 행동 데이터 중심으로 평가하고 있다.
제휴 브랜드별 KPI를 설정해 실적과 충성도를 함께 관리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우리카드는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혜택 항목과 노출 타이밍을 조정해 제휴 효과 극대화 전략에 나선 것이다.
예컨데 백화점·리테일 부문은 매출 연동형 리워드 모델을, 데이터 협업형 제휴는 소비 트렌드 기반의 맞춤형 프로모션 방식을 적용한다. 제휴의 폭을 넓히기보다 효율적인 구조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제휴 브랜드의 마케팅 일정과 카드 혜택을 연동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 백화점·패션 브랜드, 콘텐츠 플랫폼 등과 협업해 실시간 이용 데이터를 공유함으로써, 카드사의 마케팅과 제휴사의 판매가 동시에 반응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이 같은 '데이터 관리형 제휴'가 PLCC 시장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평가된다. 신규 상품 확장보다 기존 제휴의 효율을 관리하는 운영 체계가 자리잡았다는 분석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제휴 브랜드별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비스 구조를 정교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이용 패턴과 혜택 반응도를 분석해 구성 항목을 조정하고 고객군별 소비 목적에 따라 혜택의 범위와 시점을 달리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 기반 성과 관리는 단순 효율이 아니라 고객 만족도로 이어지는 지표이다"며, "제휴 브랜드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관리 체계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 데이터 관리형 제휴로 충성고객↑...모델 다변화도 모색
PLCC 및 제휴 카드에서 데이터에 기반한 전략은 '충성 고객'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신규 제휴를 빠르게 늘리기보다 브랜드 경험과 연계된 실질적 혜택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임으로써 제휴의 완성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독자가맹점 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21만점 늘어난 187만점으로 늘었다. 또한 올초 수수료 인하에도 신용판매 매출이 늘면서 순영업수익은 오히려 증가해 우리카드의 3분기 말 기준 영업수익은 2조132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0.8% 증가했다.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패션 외에도 디지털 콘텐츠·여행·라이프스타일 영역으로 제휴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세대와 소득 등 고객 별 소비 축에 따라 PLCC 모델을 다변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8월 갤러리와 제휴를 강화해 기존 카드 혜택을 업그레이드한 '갤러리아 플레티넘(Platinum) 우리카드'를 내놨으며 9월에는 개편된 우리WON트래블을 통해 항공이나 호텔 예약은 물론 특가 여행 패키지 구매를 가능하도록 했다.
갤러리아 플레티넘 카드는 갤러리아 백화점 및 갤러리아몰에서 최대 7%까지 청구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여기에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최대 6개월 무이자할부, 36개월 장기 할부도 가능하다.
아울러 우리WON트래블은 개편을 통해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차별화된 해외 서비스와 대중성 있는 특화 상품도 확대했다. 해외에서의 카드 사용에 따라 △공항라운지 이용료 환급 서비스 △스타벅스 등 해외 인기 가맹점 할인 △오사카 우메다 플라자 프리미엄 라운지 할인 △미국 공항 입국 심사 패스트패스 등 고객 수요가 많은 혜택이 추가 됐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PLCC의 경우 제휴사 중점 혜택이 제공되기 때문에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카드사에 대한 충성고객 확보를 위해서는 고객 니즈를 기반으로 한 꾸준한 제휴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나라 기자 2country@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