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 두산로보틱스가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AI 기반 로봇 솔루션 ‘스캔앤고(Scan & Go)’로 최고혁신상을 수상하며 글로벌 기술력을 입증했다.
로봇과 인공지능(AI)의 결합이 산업 현장 전반의 자동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음을 보여준 쾌거라는 평가다.
두산로보틱스는 5일(현지시간)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주최한 ‘CES 2026 혁신상(Innovation Awards)’에서 스캔앤고가 ‘AI 부문 최고혁신상’과 ‘로봇공학 부문 혁신상’을 동시에 수상했다고 6일 밝혔다.
‘CES 혁신상’은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개막을 앞두고, 디자인·기술·혁신성이 탁월한 제품에 수여된다. 각 부문별 ‘혁신상’은 다수의 기업이 받을 수 있지만 부문 내 ‘최고혁신상’은 단 1~2개 기업에만 주어진다. 따라서 이번 수상은 두산로보틱스의 기술력이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수상작 스캔앤고는 로봇팔과 자율이동로봇(AMR)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결합한 통합형 AI 로봇 솔루션이다.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물리정보 기반(Physics-informed) AI 기술과 고정밀 3D 비전이 적용돼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작업 환경에서도 스스로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캔앤고는 항공기 동체, 터빈 블레이드, 건물 외벽과 같은 대형 복합 구조물의 표면을 3D로 스캔해 최적의 작업 경로를 스스로 생성한 후 검사·샌딩(Sanding)·그라인딩(Grinding) 등 고난도 표면 가공 작업을 수행한다.
기존에는 숙련 인력이 고가의 설계도면을 제작하고 반복 테스트를 거쳐 작업해야 했지만 이 시스템은 별도의 설계 없이 ‘플러그앤플레이(Plug & Play)’ 방식으로 즉시 활용할 수 있어 작업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켰다.
기계적 정밀도와 안전성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스캔앤고의 로봇팔에는 6축 토크센서가 탑재돼 표면 질감이 달라져도 실시간으로 힘을 조절해 일정한 품질을 유지한다. 데이터와 물리법칙을 결합한 AI가 로봇의 관절, 센서, 마찰 계수 등을 스스로 학습하기 때문에 오차 범위는 0.1mm 이하로 제한된다.
더불어 스캔앤고는 국제 안전 인증 등급 중 최상위 수준인 PLe, Cat4 인증을 획득해 산업 현장 투입 시 인명 보호 및 장비 안전성 측면에서도 신뢰할 수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번 기술은 단순 자동화 장비가 아니라 상황을 인식하고 물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지능형 로봇의 시작점”이라고 강조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스캔앤고를 통해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산업 자동화의 가능성을 실증했다는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산업용 로봇은 정해진 동선과 환경에서만 작동할 수 있었지만, 스캔앤고는 불규칙하고 복잡한 환경에서도 스스로 경로를 결정하고 작업을 완수한다.
이 기술은 항공·조선·건설 등 비정형 대형 구조물이 많은 산업에서 특히 높은 적용 잠재력을 갖는다. 예를 들어 건물 외벽 도장 전 표면을 자동으로 스캔하고 결함부위를 인식해 보수 작업을 수행하거나 발전 터빈의 블레이드를 정밀 검사하는 작업처럼 고난도·고위험 환경을 로봇이 대신 수행할 수 있다.
현장의 숙련 인력 부족과 안전 문제도 해결 가능하다. 사람의 반복적이고 위험한 작업을 AI 로봇이 대신 수행함으로써 산업 안전을 높이는 동시에 인력은 고부가가치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된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번 CES 수상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스캔앤고를 비롯한 차세대 AI 로봇 솔루션을 실제 산업 현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도록 개발을 지속하고, 향후 제조·건설·에너지 등 다양한 영역으로 응용 범위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김민표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올해 초 제시한 사업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현장 맞춤형 AI 로봇 솔루션을 중점적으로 개발해왔다”며 “스캔앤고는 두산로보틱스가 AI와 로보틱스 융합 시장을 선도해 나갈 첫 신호탄”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에는 산업 현장의 실질적 문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AI 로봇 솔루션을 연이어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