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페퍼저축은행, 한국도로공사가 상위권에서 경쟁 중이다. 그중 페퍼저축은행의 존재가 특히 시선을 끈다.
페퍼저축은행은 3승 1패 승점 8로 2위에 올라 있다. 시즌 첫 경기였던 지난달 21일 한국도로공사와 홈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하며 순조롭게 출발했으나 24일 IBK기업은행전에서 1-3으로 지고 주춤하는 듯했다. 그러나 30일 현대건설을 3-0으로 가볍게 제압하더니 이달 2일 흥국생명을 상대로도 3-0 낙승을 거두며 당일 단독 선두로까지 올라섰다.
지금은 내려왔지만, 페퍼저축은행의 당시 단독 선두 도약은 커다란 이변이었다. 창단 첫 선두 도약이기도 했다. V리그에 입성한 2021-2022시즌부터 2024-2025시즌까지 4개 시즌 연속 리그 최하위에 그쳤기에 파장은 컸다. 심지어 페퍼저축은행이 올 시즌 현재까지 올린 3승은 창단 첫해였던 2021-2022시즌 기록한 총 승수와 같다. 2022-2023시즌과 2023-2024시즌 각각 달성했던 시즌 총 승수 5승과도 2승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매 시즌 그렇게 오르기 힘들었던 3승 고지를 올 시즌엔 불과 4경기 만에 달성했다.
게다가 9월 전초전 격으로 열린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KOVO컵) 때도 3전 전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기에 페퍼저축은행의 리그 초반 행보는 그야말로 돌풍에 가깝다. 페퍼저축은행이 ‘전통의 명가’ 현대건설, 올 시즌 ‘우승 후보’ 한국도로공사와 순위표 상단에 놓인 지금의 상황은 아직까진 어색하기만 하다.
미국 출신 거포 조이와 올 시즌 최고의 아시아쿼터 선수로 꼽히는 베테랑 미들 블로커 시마무라(일본)의 활약이 상승세의 주요 동력이 되고 있다. 앞서 2일 열린 흥국생명전에서 조이는 16점을, 시마무라는 13점을 올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시마무라는 당시 공격 성공률이 57.89%나 됐다.
물론 국내 선수들의 뒷받침도 탄탄하다. 박정아, 박은서, 이한비도 고른 활약을 펼치고 있다. 3명 중 2~3명은 매 경기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팀에 기여하고 있다.
장소연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흥국생명전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KOVO컵 때 다들 힘든 시기를 보냈다.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속상했는데 오히려 그때 좋지 못했던 게 선수들에게 큰 자극이 된 것 같다. 리그를 준비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털어놨다. 다만 그는 창단 첫 선두 도약에 대해 “너무 기분이 좋다”면서도 “아직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현재 순위에) 연연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창단 후 여태까지 워낙 부진했던 탓에 페퍼저축은행의 올 시즌 상승세는 새롭게 다가온다. 페퍼저축은행의 힘찬 질주는 리그 관전의 재미를 끌어 올리고 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