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하지현 기자 | 티몬의 영업 재개가 연내에는 어려울 전망이다. 카드사 협의 지연에 더해 프로모션·상품 기획 등 준비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인데, 서비스 재개가 장기화될 경우 오아시스마켓의 기업공개(IPO) 재추진에도 차질이 생길 우려가 나온다.
티몬은 9월 오픈 준비를 마쳤으나 영업 재개가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재개 소식이 알려지자 제휴 카드사, 관계 기관을 통해 많은 민원이 집중 제기됐기 때문이다. 카드업계는 기존에 피해를 입었던 소비자들의 민원 문제가 상당한 만큼 티몬의 정상화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오아시스마켓은 결제대행사(PG사)를 동반해 카드업계와 티몬 재오픈을 위한 협의를 추진 중이다. 다만 카드업계와의 협의가 이뤄지더라도 시기에 맞는 프로모션과 시즌별 상품을 다시 준비해야 하는 기간이 필요해, 연내 재개는 어려울 전망이다. 오아시스마켓은 시스템과 관련해서는 더 이상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해 7월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를 일으킨 티몬은 같은 해 9월 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이후 올해 6월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강제 인가하면서 오아시스마켓이 최종 인수자로 확정됐다.
티몬은 회생에는 성공했지만, 채권 변제율 0%에 따른 채권자 갈등과 셀러 신뢰 회복이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매각 과정에서 투입된 116억 원 가운데 회생채권 변제 금액은 102억 원 수준에 그쳤으며, 전체 채권 규모가 약 1조 2083억 원에 달해 채권 변제율은 0.75%에 불과하다.
오아시스마켓과 티몬은 이번 재오픈에 소비자 신뢰 회복과 셀러와의 관계 복원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우선 피해 셀러들에게 3~5% 수수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평균 이커머스 플랫폼의 수수료는 10~20%라는 점을 고려하면 업계 최저 수준이다.
오아시스마켓은 지난 7월 티몬 정상화를 위해 50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해 새로운 물류센터 확보, 시스템 개편 작업, 셀러의 익일정산을 위한 유동성 확보에도 나섰다. 또 오아시스마켓의 업무 프로세스 등을 티몬에 적용해 조직 효율성을 강화했다. 오아시스마켓은 익일 정산으로 셀러의 현금 유동성을 지원하고 유통망 안정화를 위해 구조를 개선할 방침이다. 또 오픈 후 소비자 대상 이벤트를 공개할 방침이었다.
앞서 오아시스마켓은 2023년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으나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하며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후 티몬 인수를 통해 상장 재추진의 발판을 마련하려 했지만, 영업 재개가 지연되면서 IPO 일정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오아시스마켓은 티몬 인수로 회원 기반을 확대하고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티몬의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약 500만 명으로, 지난 3월 기준 오아시스마켓 회원 200만 명을 더하면 약 700만 명 규모에 달한다. 이에 더해 종합 오픈마켓인 티몬이 다양한 상품군을 보유하고 있어 소비자 접점 확대 효과도 예상됐다. 현재로선 영업 재개 지연에 더해 티몬의 누적 적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티몬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약 3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IPO는 종합적으로 판단되는 만큼, 티몬의 서비스 지연은 장기적으로 차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합리적인 수수료 정책과 다양한 소비자 혜택 등으로 오픈 후 시장의 평가를 받는 것이 더 나은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현 기자 hajiya97@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