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PLCC 비롯한 제휴카드 확대와 KB Pay 경쟁력 강화 주력
KB국민카드 본사 전경. / KB국민카드 제공
KB국민카드 본사 전경. / KB국민카드 제공

상업자전용 신용카드(PLCC)는 카드업계의 수익구조 다변화와 고객 세분화를 동시에 이끌고 있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PLCC는 제휴사의 충성 고객 기반에 카드사의 결제·운영 역량을 결합해 시장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단순 제휴를 넘어 '브랜드 경험형 금융상품'으로 진화 중이다. 향후에는 혜택의 실효성과 이용자 유지율이 PLCC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인이 될 전망이다. [편집자 註]


|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 KB국민카드(사장 김재관)가 상업자전용 신용카드(PLCC)를 축으로 한 '제휴·플랫폼' 투트랙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제휴를 통해 고객 외연을 넓히는 동시에, 자체 결제 플랫폼인 KB Pay를 중심으로 내실을 다지는 구조적 전환이 뚜렷해지고 있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최근 2년간 PLCC 제휴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시장 저변을 넓히고 있다. 기존 가맹점 수수료 중심의 수익구조가 한계에 이르자, 브랜드와의 공동기획형 카드를 통해 안정적인 이용 기반을 확보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 제휴 다변화로 외연 확장

특히 KB국민카드는 생활·여행·여가 등 소비 밀착 영역을 중심으로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이용자 세분화와 충성도 제고를 병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2023년 10월 출시된 '쿠팡 와우 카드'다. 

쿠팡·쿠팡이츠·쿠팡플레이를 비롯한 쿠팡 서비스 전반에서 결제금액의 최대 4%(기본 2%+프로모션 2%)를 쿠팡캐시로 적립할 수 있는 구조로 출시 2년 만에 누적 발급 200만 장을 돌파했다. 실질적 혜택을 앞세운 구체적 리워드 설계가 이용자 만족도를 높였으며 쿠팡 생태계 내 소비를 선순환시키며 카드사의 브랜드 노출 효과까지 극대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 외에도 KB국민카드는 롯데월드·트립닷컴·메가박스 등 다양한 생활·여가 브랜드와의 제휴를 통해 PLCC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각 제휴사는 자체 충성 고객군을 보유하고 있으며 KB국민카드는 결제 인프라와 운영 노하우를 제공해 상호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는 카드사 입장에서 마케팅 비용을 분산하고 제휴사 입장에서는 결제 편의와 혜택을 높일 수 있는 구조로 작동한다.

이처럼 제휴 다변화를 통해 고객 접점을 확장한 결과, PLCC의 외형 성장세는 카드사의 전체 수익에도 반영되고 있다. KB국민카드의 올해 상반기 카드수익은 1조104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 증가했으며, 연회비 수익은 344억원으로 1년 전보다 20% 이상 늘었다. PLCC와 프리미엄 카드 중심의 유료회원 기반이 안정적으로 확대된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KB국민카드가 '단일 브랜드 제휴'를 넘어 '산업군 제휴 모델'로 확장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카드사들은 일방적으로 제휴 브랜드를 띄우는 방식이 아니라, 서로가 공동으로 마케팅과 운영비를 부담하며 장기적 관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이는 제휴사 리스크를 줄이고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카드사의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KB Pay 가입자는 올해 7월 말 기준 1511만 명으로, 2024년 말 대비 140만 명 늘었다. / KB국민카드 제공
KB Pay 가입자는 올해 7월 말 기준 1511만 명으로, 2024년 말 대비 140만 명 늘었다. / KB국민카드 제공

◆ 플랫폼 강화로 내실 다지기

KB국민카드는 제휴카드 확대와 병행해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자사 결제 플랫폼인 KB Pay는 카드 결제·송금·포인트 적립·멤버십 연동을 통합한 서비스로, 디지털 이용률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국민카드는 이를 중심으로 제휴카드 혜택·이벤트·프로모션 등을 연계해 결제 데이터 기반의 고객 경험을 통합 관리하고 있다.

KB국민카드에 따르면 KB Pay 가입자는 올해 7월 말 기준 1511만명으로, 2024년 말(1371만 명) 대비 140만명이 늘었다. 지난해 1124만명에서 올해 1500만명을 돌파했다. 

KB Pay의 월간 활성이용자수(MAU)는 2023년 말 736만명에서 2025년 7월 1006만명으로 37% 증가했다. 일간 활성이용자수(DAU)도 같은 기간 172만명에서 204만명으로 19% 늘었다. 이용자 1인당 월 평균 사용시간(Time Sharing) 역시 14.4분에서 16.3분으로 약 13% 늘며 서비스 체류 시간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플랫폼 지표 상승은 PLCC 이용자 확장과 연계된 결과로 풀이된다. PLCC 고객이 KB Pay를 통해 결제·포인트 적립·이벤트 참여를 한 번에 수행하면서 결제 빈도와 체류시간이 함께 늘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KB Pay의 이용자 확대가 카드 결제 건수 증가와 마케팅 효율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플랫폼 중심 전략은 신규회원 확보와도 맞물린다. 여신금융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KB국민카드의 신규 회원은 125만6000명으로, 국내 카드사 중 가장 많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월평균 14만명가량 신규 가입이 이뤄진 수치다. 업계는 이러한 성장세가 PLCC 제휴 확대와 함께 KB Pay를 통한 결제·이용 환경이 강화된 데 따른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플랫폼 강화는 카드사의 수익구조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카드수익 증가와 연회비 수익 증가율은 단순 이용자 수 확대보다는 '활성 이용률 상승'에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제휴카드를 매개로 신규 고객이 유입되고 KB Pay 내 재이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플랫폼 이용률이 상승하면서 카드 발급 이후 이용 유지율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며, "국민카드는 앞으로 플랫폼 내 이용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서비스와 비금융 제휴 콘텐츠를 확대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KB국민카드의 '제휴·플랫폼' 투트랙 전략이 단기 실적 개선을 넘어 중장기적인 구조 전환의 신호로 보고 있다. PLCC 시장이 단순한 발급 경쟁을 넘어, 데이터 기반의 서비스 플랫폼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카드의 방향 전환이 시장 재편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아울러 이러한 구조적 변화가 카드산업의 수익모델 전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단기 발급 실적 중심에서 벗어나, 장기 이용자 기반과 플랫폼 중심의 반복 소비로 연결되는 모델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PLCC 확대는 제휴 브랜드와 카드사의 협업모델을 고도화하는 과정이며, 플랫폼은 이를 실질 수익으로 연결하는 통로가 된다"며, "제휴와 플랫폼 양축을 병행하는 전략은 시장에서 가장 안정적인 성장 구조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나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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