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김유진 기자 | 국내 금융권이 AI 금융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거래소가 4일 개최한 '2025 건전증시포럼'에서 강형구 한양대학교 교수는 '자산운용과 트레이딩에서 AI 기술의 영향과 리스크'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한국이 미국·중국 다음으로 AI 금융 G3가 될 수 있다"며 전략적 접근을 주문했다.
강 교수는 AI 시대 플랫폼 구조를 분석하며 "앱 개발부터 클라우드, 파운데이션 모델까지 모든 분야를 다 잘하려는 것은 불가능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형 금융기관들이 금융 앱 개발보다는 구글·애플 같은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한다"며 "KRX를 중심으로 금융 AI 앱스토어 같은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파운데이션 모델의 해외 의존도를 경계했다. 그는 "모든 금융기관이 챗GPT 위에서 작동한다면 임대료 인상이나 무기화 위험이 있다"며 "금융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국내에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AI 에이전트 시대에 대비한 금융 인프라 구축을 촉구했다. 강 교수는 "AI 에이전트 간 거래에는 스테이블코인 같은 새로운 결제 수단이 필요하다"며 "한국 금융기관들이 관련 프로토콜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조성준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는 'AI 기술이 자본시장에 가져올 변화'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디지털 금융이 거래의 편의성을 높였다면, AI 금융은 사람의 의사결정을 AI가 대체하는 진정한 금융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디지털 금융과 AI 금융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했다. 그는 "모바일 뱅킹이나 온라인 증권 거래는 편의성을 높였지만, 대출 심사 기준 설정이나 펀드매니저의 종목 선정 등 핵심 의사결정은 여전히 사람이 한다"며 "AI 금융은 이런 의사결정을 AI가 직접 수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사례로 골드만삭스의 AI 뉴스 분석, 모건스탠리의 오픈AI 활용, 블랙록의 알라딘 시스템 등을 소개하며 "월스트리트 톱 금융사들이 AI 활용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금융권의 과제로 망분리 문제와 데이터 규제를 지적하며 "각 기관 특화 AI 개발을 위해서는 내부 데이터 학습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유진 기자 yuji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