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신희재 기자 |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라이벌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 극명하게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LG가 2년 만에 창단 4번째 우승을 차지했지만, 두산은 9위에 그치며 3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했다.
엇갈린 성적표는 지난 1일 두 팀의 안방인 잠실구장 풍경을 바꿔놓았다. 이날 LG는 2만2000명의 팬들을 모아 '한국시리즈 통합우승 IN 잠실' 행사를 성대하게 열었다. 두산 팬들은 LG 팬들이 선수단의 청백전을 관람하고, 불꽃놀이와 샴페인 샤워를 진행하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봐야만 했다.
두산이 일찌감치 새 시즌 준비에 나선 배경이다. 두산은 지난달 30일부터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2군구장인 미야자키 아이비 스타디움에서 마무리 캠프를 열고 연일 고강도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기존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한 선수 23명에 김인태, 이유찬 등 선수 9명이 추가로 합류해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두산은 지난달 20일 김원형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한 뒤 홍원기 수석코치, 손시헌 퀄리티컨트롤(QC) 코치, 정재훈 투수코치를 차례대로 영입해 전열을 재정비했다. 특히 김원형 감독은 취임식에서 "특정 선수를 무조건 주전으로 내보낼 생각은 없다. 내년 시범경기까지 공정한 기준으로 경쟁을 이어가겠다"며 무한 경쟁 체제를 선언해 주목받았다.
마무리 캠프는 김원형 감독 체제에서 팀 내 경쟁 구도를 확립하는 첫 단계다. 새 감독 부임 후 첫 훈련인 만큼, 두산 선수단은 시즌 종료 후에도 4일 훈련·1일 휴식을 반복하면서 야간 훈련까지 불사하는 열정을 보인다.
김원형 감독은 "단순히 길게 훈련하는 건 육체노동이다. 선수들은 자신에게 어떤 점이 필요한지를 알고, 이를 중점적으로 다듬어야 한다"며 "10월과 11월은 그 점을 보완할 수 있는 최상의 시간이다. 선수들 모두 강행군 속에서도 독한 모습을 보여줘 만족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 주전 내야수로 도약한 오명진은 "야구하면서 가장 강도 높은 훈련 일정"이라면서도 "몸이 힘들지만, 내게 필요한 점을 집중적으로 강화해서 확실하게 배우는 기분이 든다"고 기뻐했다.
두산은 이번 마무리 훈련의 슬로건을 'Time to MOVE ON(지금부터 다시)'으로 정했다. 2015년을 기점으로 한때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두산은 새 코치진의 지도로 ‘명가 재건’을 꿈꾼다.
신희재 기자 gale0324@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