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절감·공용화로 비용 구조 재편
증권가, 양사 내년 영업이익률 8% 이상 전망
| 한스경제=곽호준 기자 | 현대차·기아가 미국발 관세 충격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했다. 비용 절감과 생산 효율화, 하이브리드 등 고수익 차종 확대로 내실 경영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각각 46조7214억원, 28조6861억원으로 전년 대비 8.8%, 8.2% 증가했다고 31일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각각 2조5373억원과 1조4622억원으로 전년 대비 29.2%, 49.2% 감소해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 모두 미국 관세 영향이 3분기부터 본격 반영되며 영업이익이 1조~2조원가량 감소했다. 그럼에도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하이브리드 중심의 판매 확대, 평균판매가격 상승으로 매출 성장은 유지했다.
양사는 이번 분기를 '내부 효율화 전환의 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관세로 인한 원가 증가를 계기로 핵심 경쟁력을 재점검하고, 신차를 포함한 양산차의 원가 절감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단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용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현대차는 ▲플랫폼 통합 생산 ▲공용 부품 확대 ▲재료비 절감 ▲경상 예산 및 서비스 영역에서의 원가 절감 등을 통해 연간 7000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아 역시 관세 부담이 단기 변수에 그치도록 회사의 내부 효율화를 강화하고 있다. 정성국 기아 IR·전략투자 담당 전무는 "관세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한 일시적 비용 부담이 있었지만 내실 중심의 경영 기조를 유지하고 제조·R&D 효율화를 강화해 불확실한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체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동화 전환 전략도 원가 절감과 맞물려 추진된다. 현대차는 내년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와 제네시스 전동화 모델을 앞세워 고부가가치 차종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기아는 EV3, EV4, EV5 등 전동화 신차를 중심으로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인기 차종 중심으로 확충한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 이후 양사의 수익성이 완만히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관세비용이 제거될 경우 영업이익률이 9%대에 달하며, 기아 역시 3분기를 기점으로 반등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관세 완화와 원가 절감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두 회사 모두 영업이익률이 8%를 상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사는 주주환원 정책도 유지한다. 현대차는 총주주환원율 35%를 유지하며 향후 3년간 4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추진한다. 기아도 배당수익률 5%대 수준을 유지하며 주당 6500원의 배당을 이어갈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의 이번 관세 충격은 단기 리스크였지만 이를 계기로 생산 효율과 기술 공용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하이브리드차 중심의 고부가가치 차량 비중 확대와 공용화 전략이 결합되면 내년에는 '팔수록 남는 구조'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곽호준 기자 khj@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