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연합뉴스
김현수. /연합뉴스

| 한스경제(대전)=류정호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맏형’ 김현수가 또 한 번 가을야구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고 있다. KBO리그 포스트시즌 통산 주요 기록을 새로 써 내려가며, 팀의 통합우승 도전에 중심을 잡고 있다.

김현수는 29일 한화 이글스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 4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1-1로 맞선 4회 초 한화 선발 코디 폰세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을 터뜨렸다. 김현수의 포스트시즌 통산 99번째 안타이자, 2년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다시 나온 홈런이었다.

이날 홈런으로 김현수는 포스트시즌 통산 홈런 11개, 한국시리즈 홈런 3개를 기록하게 됐다. 김현수는 30일 오전 기준 타점(58개)과 볼넷(50개) 부문에서는 이미 1위에 올라 있으며, 출장 경기(104경기)는 박진만과 함께 공동 2위, 득점(47개)은 3위에 올라 있다. 30일 열린 4차전에서는 5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7-4 대역전극에 앞장섰다.

김현수는 LG가 3-4로 뒤지던 9회초 2사 2, 3루에서 한화 오른손 불펜 박상원의 시속 148㎞ 직구를 받아쳐 우익수 앞으로 빠르게 뻗는 2타점 역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 한 방으로 경기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동시에 KBO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안타 기록도 새로 써졌다. 종전 기록(101개)을 보유하고 있던 홍성흔을 제치고, 김현수가 단독 1위에 올랐다.

정규시즌에서도 김현수는 타율 0.298(483타수 144안타) 12홈런 9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06으로 변함없는 타격감을 유지했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는 1~3차전 동안 8타수 3안타(타율 0.375), 4볼넷, 1홈런, 3타점, 3득점을 올리며 매 경기 안타를 때려냈다. 비록 3차전에서 팀이 3-7로 역전패했지만, 김현수의 방망이는 여전히 식을 줄 모르고 있다.

2006년 두산 베어스 육성선수로 데뷔한 김현수는 포스트시즌의 산증인이다. 두산 시절 3차례(2007·2008·2013년) 한국시리즈 패배의 아픔을 겪었고, 이후 2015년과 2023년 두 차례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그는 “모르는 게 약이란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제는 그 모든 걸 알기에 더 차분하게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엔 내가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지만, 지금은 투수에게 공 하나라도 더 던지게 하는 게 팀에 도움이 된다는 걸 배웠다”고 덧붙였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거쳐 2018년 LG 유니폼을 입은 뒤, 김현수는 팀의 ‘정신적 기둥’으로 자리 잡았다.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며, 후배들에게는 차분한 리더십으로 모범이 되고 있다. 그는 “우리 젊은 선수들이 큰 경기를 치르며 성장하고 있다. LG가 강팀이 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두 차례 우승을 경험한 베테랑은 다시 한번 정상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제 남은 건 새로운 개인 통산 기록과 함께 세 번째 우승 반지를 완성하는 일이다. 김현수의 묵직한 존재감이 LG의 가을 끝자락을 이끌고 있다.

류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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