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 중국 시장에서 ‘K-밥’ 열풍이 거세다. 지난해 풀무원이 중국 현지에서 선보인 냉동김밥이 돌풍을 일으키며 식품업계의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출시 1년이 채 되지 않아 누적 매출 100억 원을 돌파했고 샘스클럽을 중심으로 김밥이 ‘프리미엄 간편식’으로 자리 잡으며 중국 B2C 밥류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윤성원 풀무원 중국법인 마케팅본부장은 인터뷰에서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조리 편의성과, 한국 김밥 전문점 수준의 맛과 퀄리티가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강조했다. 윤 본부장을 통해 중국 내 K-푸드 확산 전략과 향후 사업 비전을 들어봤다.
Q. 중국 시장에서 냉동김밥 반응이 뜨겁다고 들었다. 실제 소비자들의 피드백은.
A. 퀄리티 높은 한국식 김밥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반응이 매우 좋다. 오프라인 매장 이용이 어려운 직장인과 학부모들이 가족 아침식사용으로 많이 구매하고 있고, 온라인 배달 비중이 상당히 높다. 특히 작년 9월과 올해 3월·9월에는 신학기를 맞아 학생 아침식사용 수요가 급증하며 판매가 크게 늘었다.
Q. 어떤 점이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보나.
A.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김밥 전문점 수준의 맛과 품질이 주효했다고 본다.
Q.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인 지난 7월 냉동참치김밥 매출이 100억원을 기록했다. 내부적으로 이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A. 중국에서 밥류 간편식(B2C) 시장은 그동안 크지 않았지만, 샘스클럽을 통해 김밥이 대히트하면서 시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 경험을 기반으로 주먹밥·볶음밥 등 K-밥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샘스클럽 외 채널로도 확산해 시장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Q. 중국에서 식품업계 최초로 냉동김밥을 출시하게 된 배경은.
A. 한중관계 및 지정학적 리스크로 K-푸드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었지만, 차별화된 제품으로 시장을 돌파할 필요가 있었다. 당시 미국에서 냉동김밥이 화제가 됐고, 중국에는 완제품 형태로 김밥을 구현할 수 있는 업체가 없었다. 마침 샘스클럽 바이어가 미국 방문 중 김밥에 관심을 갖고 우리 제안에 호응하면서 협업이 빠르게 진행됐다.
Q. 중국 내 유통 전략은 어떻게 차별화했나.
A. 코로나 이후 중국 내 일반 유통시장은 침체됐지만, 회원제 유통(샘스클럽·코스트코 등)은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었다. 풀무원은 이 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샘스클럽 입점은 ‘품질 인증’ 효과가 있어 이후 다른 유통채널 진입도 용이하다. 김밥의 성공을 바탕으로 앞으로 비빔밥, 볶음밥 등 한식 기반 K-밥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Q. 올해 말 소고기김밥을 출시한다고 들었다. 어떤 소비층을 겨냥하고 있나.
A. 중국 소비자들은 육류 선호도가 높다. 초기에는 수입 제약으로 참치마요김밥으로 시장을 열었지만, 본격적인 확장을 위해선 현지 생산체계가 필수적이었다. 현지화가 완료되면 소고기김밥, 햄맛살김밥 등을 추가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김치불고기김밥처럼 한식 풍미를 더한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주요 타깃은 바쁜 직장인과 워킹맘, 20~40대 소비자이다.
Q. 중국시장에서 냉동김밥은 프리미엄 가격대인가.
A. 현지에서 프리미엄 가격대임에도 좋은 실적을 냈다. 현지 생산으로 전환이 완료되면 소비자가를 더 낮춰서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두부의 본고장 중국에서 풀무원 두부가 특히 잘 팔린다고 들었다.
A. 중국 두부시장은 ‘민생식품’으로 매우 경쟁적이다. 그러나 현지 업체들은 위생·품질 관리 수준이 낮은 반면, 풀무원은 고품질·고위생 제품으로 차별화했다. 유통기한이 30일로, 현지 제품(5일 내외)에 비해 경쟁력이 높고, 포장 기술(이지필, 펀칭)에서도 현지 업체들이 따라오기 어렵다.
Q. 풀무원이 추구하는 냉동 간편식 사업 전략의 핵심은.
A. 한 끼를 간편하게 해결하면서도 ‘식당 수준의 맛’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저가 제품과 확실히 구분되는 프리미엄 포지셔닝을 유지하고, 향후에는 밀키트 제품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할 계획이다.
Q. 올해 풀무원 중국법인 매출은 어느 정도로 예상되나.
A. 전년 대비 약 21%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냉동김밥과 두부, 간편식 전반의 고른 성장 덕분이다.
Q. 풀무원의 중국 성과가 K-푸드 위상 강화와 맞닿아 있다고 보는데.
A. 맞다. 우리의 핵심은 한식을 중국 시장에 확산하는 것이다. 냉동김밥은 그 대표적 성과이며, 앞으로도 K-푸드 글로벌 확산 전략에 맞춰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Q. 장기적으로 풀무원이 중국에서 그리고 있는 비전은.
A. 한식을 중심으로 한 제품 혁신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확립하고, 중국에서 ‘한국 식품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Q. 두부와 김밥 외 주력하려는 차세대 제품군은 무엇인가.
A. 중국 사업의 3대 축은 △두부 중심의 콩단백(Soy Protein) △파스타·면·떡 중심의 FRM(간편식) △K-밥·K-간식 중심의 냉동식품이다. 김밥과 두부의 성공을 바탕으로, 향후 현지에서도 간편성과 품질을 겸비한 프리미엄 간편식 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다.
Q. 풀무원이 오는 2028년 매출 4조1000억원과 영업이익 1650억원을 목표로 내세웠다. 중국 법인은 이 목표 달성에 있어 얼마나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하나.
A. 아직 전사 대비 비중은 높지 않지만, 중국법인은 올해 1060억 원 매출에서 2028년 2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4억 원에서 130억 원으로 확대해 글로벌 법인 중 수익성 턴어라운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