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팬들이 한국시리즈 3차전 플래시를 켜고 선수단을 응원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팬들이 한국시리즈 3차전 플래시를 켜고 선수단을 응원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 한스경제(대전)=신희재 기자 | 거리 곳곳이 온통 야구 이야기로 들썩이고 있다. 대전광역시가 19년 만에 돌아온 한국시리즈(7전 4승제)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는 대전을 연고로 하는 한화 이글스와 서울이 연고지인 LG 트윈스가 만나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 26일과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1~2차전은 LG의 2연승으로 끝났다. 수세에 몰린 한화는 29일부터 31일까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3~5차전을 통해 반등을 꾀하고 있다.

1999년 이후 우승이 없던 한화는 올해 정규시즌을 2위(83승 4무 57패)로 마쳐 7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이후 플레이오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3승 2패로 물리치고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한화 내야수 황영묵은 "선수단 미팅할 때 한국시리즈는 축제이자 보너스 게임이라는 이야기가 오갔다"며 "한국시리즈를 즐기면서 미쳐보자"는 각오로 준비한 점을 소개했다.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한국시리즈 3차전 직후 불꽃 공연이 열리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한국시리즈 3차전 직후 불꽃 공연이 열리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는 홈 3연전을 축제 분위기로 연출해 시리즈 초반 가라앉았던 흐름을 바꾸려 했다. 올해 가을야구 전 경기에서 진행한 경기 후 불꽃 공연이 대표적이다. 한화 관계자는 "불꽃 공연은 김승연 구단주의 뜻이 반영됐다. 열세에 놓인 상황에서도 한화의 승리를 위해 끝까지 함께하는 팬들과 선수단에 감사의 뜻을 표하기 위함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화는 올 시즌 신구장에 터를 잡은 뒤 정규시즌 홈 71경기에서 44승 2무 27패로 10개 구단 중 홈 승률 1위(0.620)를 기록했다. 1만7000여 석의 홈구장이 시즌 내내 좌석 점유율 99%를 웃돌면서 성적과 인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한국시리즈 또한 비슷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는 표를 구하지 못한 일부 팬들이 외야 담장 너머 작은 틈으로 경기를 지켜보는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같은 시간 대전 시내에서는 플레이오프부터 2002 한일 월드컵을 떠올리게 하는 거리 응원이 펼쳐지는 등 도시 전체가 야구 이슈로 뒤덮였다.

한화 이글스 문현빈. /연합뉴스
문현빈. /연합뉴스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한화는 올해 첫 한국시리즈 홈 경기였던 3차전에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써 내려갔다. 8회 초까지 1-3으로 밀렸지만, 8회 말 타선이 LG 불펜 상대로 6득점을 몰아쳐 짜릿한 7-3 역전승을 거뒀다.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승리이자 홈경기 기준으로는 26년 만에 승리였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승리에 팬들은 경기 후 오랜 시간 한화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하고, 응원가를 부르는 등 기쁨을 표현했다.

한화 간판타자인 '로컬 보이' 문현빈은 3차전 직후 취재진을 만나 "나는 심리적으로 신구장에서 공이 더 잘 보인다. (정규시즌 홈 71경기 타율 0.358) 연습도 많이 하면서 적응을 마친 점도 있고, 팬분들이 경기장을 꽉 채워주신다"며 "홈에서 강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으려 했다. 점수 차가 크지 않아 분위기를 잘 끌고 가면 이길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김경문 감독은 올해 한국시리즈 첫 승 이후 “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승리였다”며 “빗맞은 타구가 안타로 이어지는 행운이 따랐다. 홈에서 첫 경기에 이겨 선수들이 부담에서 벗어났다. 앞으로 편안하게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신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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