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이 700경기 연속 출전을 기념해 인터뷰하고 있다. /KBL 제공
이정현이 700경기 연속 출전을 기념해 인터뷰하고 있다. /KBL 제공

| 한스경제=신희재 기자 | '철강왕'이 전인미답의 고지에 올랐다. 원주 DB 베테랑 가드 이정현(38)이 KBL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이정현은 29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원정 경기(87-73 승)에서 선발로 나와 KBL 역대 최초 700경기 연속 출전에 성공했다. 2010년 안양 한국인삼공사(현 정관장)에서 데뷔한 뒤 군 복무와 국가대표 차출 기간을 제외하면 단 한 경기도 빠지지 않으면서 도달한 대기록이다.

KBL은 2001-2002시즌부터 현재까지 정규리그 54경기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700경기 연속 출전은 13시즌 동안 전 경기에 출전해야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다. 이정현은 2019년부터 이 부문 1위로 올라섰으며, 2위인 고양 소노 이재도(507경기)를 큰 격차로 따돌리고 있다. 당분간 깨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가스공사 신승민(왼쪽)과 DB 이정현이 경합하고 있다. /KBL 제공
가스공사 신승민(왼쪽)과 DB 이정현이 경합하고 있다. /KBL 제공

이정현의 연속 경기 출전 기록은 타 리그, 타 종목의 현역 1위와 비교했을 때 더욱 가치를 느낄 수 있다. 미국프로농구(NBA·82경기)에서는 뉴욕 닉스의 미칼 브릿지스가 560경기로 현역 1위다. 브릿지스는 2018년 프로 데뷔 후 모든 경기에 출전한 '철인'이지만, 아직은 이정현과 100경기 이상 격차가 벌어져 있다.

프로야구(144경기)의 경우 LG 트윈스의 박해민이 589경기로 현역 1위다. 박해민은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었던 2021년 10월 13일부터 매 경기 출석 도장을 찍었다. 2022년 LG 이적 후에는 4년 연속 전 경기 출전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이정현을 제치려면 2027년까지는 꾸준한 활약을 선보여야 한다.

그 외 프로배구와 프로축구는 한 시즌 경기 수가 많지 않아 700경기 연속 출전 기록이 나오는 게 불가능에 가깝다. 36경기 체제인 프로배구는 남자부 현대캐피탈 리베로 박경민이 데뷔 후 6시즌 동안 183경기에 출전했다. 한 시즌 각각 38경기(1부)와 39경기(2부)가 배정된 프로축구는 올해 전 경기 출전을 기록한 선수 10명(1부 3명·2부 7명) 중 지난해에도 전 경기에 나온 사례가 없었다.

국내 프로스포츠 대표 ‘철강왕’이 된 이정현은 경기 후 방송사 인터뷰에서 "500, 600경기와 달리 오늘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15년을 쭉 뛰어왔다'는 생각에 스스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며 "700경기가 직접 세보니 정말 쉽지 않은 기록이다. 연속 경기 출전을 동기부여 삼아 열심히 운동하고, 출전에 대한 열망도 하면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신희재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