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희토류 영구자석·구동모터코어 대량 수주…美·EU 전기차 OEM과 협력 확대
알래스카 LNG·셰일가스전 선점 가시화…“공급망 통제력 기반 경영 보폭 본격화”
포스코인터내셔널 폴란드 구동모터코어 생산법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포스코인터내셔널 폴란드 구동모터코어 생산법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 한스경제=김창수 기자 |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글로벌 자원 공급망의 판을 바꾸고 있다. 전기차 핵심 소재인 희토류 영구자석부터 구동모터코어, 액화천연가스(LNG)까지 전략광물과 에너지 공급망을 둘러싼 새로운 혁신이 속도감 있게 전개 중이다.

특히 희토류 부문에서는 ‘중국산 원료 배제’라는 과감한 결단과 함께 1조원대 대규모 수주를 연이어 따냈다. 미국 전기차 제조사 및 정제업체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원료 조달에서 재활용까지 전 과정을 한데 잇는 완성형 공급체계를 갖췄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북미산 가스 도입의 물꼬를 열었다. 알래스카 LNG 오프테이크 계약, 북미 가스전 투자 확대 등 ‘업스트림’ 참여가 현실화되면서 자원 주도권을 적극 확보하는 행보가 돋보인다.

미·중 전략 경쟁이 거세지는 시기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비(非)중국 기반의 희토류 제품 수출을 본격화하며 공급망 혁신의 선두에 섰다.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68%, 정제 시장의 92%를 쥐고 있는 시장에서, 미국 정부가 자국 내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공급망 강화에 나서는 흐름 속에서 국내 기업들이 새로운 기회를 잡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북미·호주·아시아 지역 희토류 업체들과 협력해 총 25개사와 공급망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 네트워크를 통해 채굴, 중간재 생산, 영구자석 제조, 폐자원 재활용까지 전 과정이 하나의 순환 체계로 연결된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3월 북미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7700톤(약 9000억원) 규모 영구자석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들어서도 유럽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와 800톤(약 2600억원) 규모 추가 계약을 따냈다.

이로써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보유한 탈중국 기반 영구자석 수주 잔액은 총 8500톤, 1조16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더해 지난 9월에는 미국 전기차 제조사와 전략적 장기공급 협약(MSA)을 체결, 총 300만대 전기차용 구동모터코어(6000억원 상당)를 공급키로 했다. 해당 모터코어는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 등 희토류 기반 영구자석을 핵심 소재로 활용하는 부품이다.

공급망 완성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국 리엘리먼트 테크놀로지스(Rellement Technologies)와 MOU를 체결하고 중간재 가공과 영구자석 생산을 담당한다. 리엘리먼트는 분리·정제 및 리사이클 기술을 맡는다.

양사는 미국 내에 통합 생산단지를 조성해 원료 정제부터 폐자석 재활용까지 일관 공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 모델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적용 공급망 규제 우회뿐 아니라 친환경 리사이클링 기반 환경·사회·지배주고(ESG)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공급망 전략은 에너지 부문에서도 한층 진화하고 있다. 회사는 셰니에르 에너지(Cheniere Energy), 멕시코 퍼시픽(Mexico Pacific)과 각각 연간 40만톤, 70만톤 규모 장기 LNG 오프테이크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를 통해 연간 110만톤 규모 미국산 가스를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를 바탕으로 국내 도입은 물론 해외 트레이딩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북미산 가스전 직접 인수를 통한 자원 탐사 및 생산(업스트림) 진출을 앞둬 주목된다. iM 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회사는 미국 셰일가스전 일부 지분 확보를 검토 중이다. 이에 따른 자원 확보 자립도와 수익성 상승이 동시에 기대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참여를 예고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역시 업계 관심사다. 이 사업은 총 64조원(450억달러) 규모 초대형 인프라 프로젝트로 1297㎞ 가스 파이프라인과 액화터미널, 생산설비가 포함된다.

현재 연내 최종투자결정(FID)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으며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글렌파른(Glenfarne)과 연간 100만톤 규모 예비구매계약(Pre-SPA)을 체결한 상태다. 향후 본계약 체결 시 미국 내 LNG 공급망 영향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미국 가스전 인수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참여도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아울러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앞으로 미국 LNG 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면 공급망 확장에 따른 트레이딩 기회로 성장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미국 IRA, 유럽 CRMA(Critical Raw Materials Act) 등 자원공급망 관련 규제 강화 국면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 공급망 내재화 전략은 기업가치 재평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글로벌 자원 공급망 위기와 기후변화 대응 흐름에 따라 가치사슬 내재화를 꾀하는 기업에 대한 시장 프리미엄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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