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대전)=류정호 기자 |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우승 배터리’ 구대성과 조경택이 26년 전의 영광을 잇기 위해 싸우는 후배들에게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구대성과 조경택은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한화의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승제) 3차전에서 각각 시구와 시포를 맡았다.
한화는 1999년 한국시리즈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4승 1패로 제압하며 구단 역사상 유일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5차전 9회말 마운드에 오른 구대성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그 배터리 파트너가 바로 조경택이었다.
시구·시포 후 만난 구대성은 “제가 경기를 뛰던 때보다 더 떨린다. 새 구장은 정말 멋지다. 이런 구장에서 뛰었다면 우승을 더 많이 하지 않았을까 싶다”며 웃었다.
올 시즌 한화의 변화를 두고 그는 “작년과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투수들이 버텨주며 한국시리즈에 왔고, 타자들도 살아났다. 투수들이 조금만 더 도와주면 LG와도 충분히 승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구대성과 조경택은 1999년 우승 확정 직후 포옹하던 장면을 가장 잊지 못하는 순간으로 꼽았다. 구대성은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후배들이 이번에 그 장면을 다시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한 번 우승해야 두 번, 세 번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경택은 “사실 그때 사진을 캡처해 와서 대성이와 시구 후 재연해볼까도 했다. 하지만 오늘은 중립적인 입장이라 실행하지 않았다”며 웃었다. 이어 “후배들이 긴장하는 것 같아 ‘즐겨라. 우승 반지는 즐길 때 손에 쥐어지고, 잡으려 하면 도망간다’고 말했다. 가을 축제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1999년 마무리 투수였던 구대성은 최근 부침을 겪고 있는 김서현에게도 애정 어린 조언을 전했다. 그는 “마무리로서 첫 시즌이라 부담이 클 것이다. 하지만 부담은 스스로 털어내야 한다”며 “삼진 잡으려 하지 말고, 안타 안 맞으려 하지도 말라. 그냥 존 안에 던지면 된다. 타자는 치고, 야수는 잡아줄 것”이라고 조언했다.
류정호 기자 ryutility@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