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반도체 제조’ 재차 강조·트럼프와 유대 과시
|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 엔비디아가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연구소에 자사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한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를 지원하고 미국 내 6세대(6G) 통신망 건설에도 나선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개발자행사(GTC) 기조 발표를 통해 “에너지부가 엔비디아와 협력해 새로운 AI 슈퍼컴퓨터 7대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 슈퍼컴퓨터는 양자컴퓨터 기반으로 구성되며 에너지부 산하 연구소들인 아르곤 국립연구소와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에 설치될 예정이다. 이들 연구소가 핵무기와 핵에너지 관련 연구도 수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엔비디아가 구축하는 슈퍼컴퓨터가 미국 국방과 에너지 분야의 핵심 연구에 적용되는 셈이다.
이번 엔비디아 개발자 행사는 처음으로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열렸다. AI 산업이 글로벌 패권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미국 정부의 영향력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과정에서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엔비디아로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유대 강화가 필수적이다.
황 CEO는 “황 CEO는 "통신망은 모든 산업의 '척추'"라며 "미국이 6G 통신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하며 이번 협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긴밀한 협업의 결과임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엔비디아는 이와 관련해 노키아에 10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2.9%를 확보할 계획이다.
또 자사의 자율주행 관련 기술인 '하이페리온'을 차량공유 플랫폼 우버에 탑재하기로 파트너십을 맺었다고도 밝혔다.
황 CEO는 자사 GPU의 이전 아키텍처인 '호퍼'의 2023년 이후 누적 매출액이 1000억 달러에 불과한 반면 이후 모델인 '블랙웰'과 '루빈'의 매출액은 올해에만 5천억 달러를 이미 넘어섰다고 밝혔다.
AI 발전으로 인한 사이버보안과 안보 관련 위협을 의식한 듯 사이버 보안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안보 관련 기업 팔란티어와의 협업 사실도 공개했다.
황 CEO는 엔비디아가 최근 발표했던 미국 내 GPU 대량 생산 사실도 다시금 언급하면서 "미국이 다시 반도체를 만들기 시작했다"며 자사 반도체에 대해 "미국에서 만들고 전 세계를 위해 만든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제조업을 다시 부흥시키고자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에 맞춘 발언으로 보인다.
엔비디아가 주로 실리콘밸리 등에서 열었던 개발자행사를 워싱턴에서 개최한 것도 미국 정부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 CEO는 행사 내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한다는 발언을 되풀이했고 기조 발표도 트럼프 대통령의 캐치프레이즈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문장으로 끝맺었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