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홈앤쇼핑, 공영홈쇼핑 지정 유력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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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경제=하지현 기자 | 정부가 중소기업 판로 확대를 명분으로 중기 전용 T커머스 채널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업황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실효성 부족과 경쟁 심화를 우려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홈쇼핑 산업 경쟁력 강화 TF’를 가동 중이다. 논의 안 중 하나는 중기 전용 T커머스 채널 신설이다. T커머스는 양방향 데이터 방송을 말하는데, 리모컨을 활용해 모든 상품 검색, 주문 및 결제가 가능하다. 홈쇼핑의 중소기업 판로 지원이라는 본래 공익적 기능을 고려한 것으로, 정부의 공약이기도 하다.

신규 채널 사업자는 홈앤쇼핑과 공영홈쇼핑이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라이브 홈쇼핑사 중 T커머스 채널이 없는 두 곳이기 때문이다. 홈앤쇼핑은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하며, 공영홈쇼핑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기관이라는 점도 반영요인이다.

일각에서는 홈쇼핑업계가 중소기업과의 상생 협력 명분과 달리, 실제 거래 구조는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이양수 의원이 방미통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형 홈쇼핑사일수록 수수료 총액 대비 정액수수료 비중이 높았다. 홈쇼핑의 수수료 구조는 총 세 가지가 있는데 판매금액에 일정 비율에 따라 수수료 받는 정률수수료, 판매된 금액에 상관없이 일정금액을 수수료로 받는 정액수수료, 정률수수료와 정액수수료의 혼합 방식 등이다. 판매가 부진해도 높은 정액수수료를 유지하는 홈쇼핑사는 손실이 없고, 대신 납품업체가 반품·재고·물류비를 떠안게 되는 구조라는 것이다.

업계에선 중기 T커머스 채널 신설이 실제로 중소기업 판로 확대에 효과인지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미 홈앤쇼핑과 공영홈쇼핑이 중기전용 채널이고 T커머스업계는 규제로 인해 중소기업 상품 70% 이상을 편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채널이 신설되면 업계 경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홈쇼핑업계는 총 12개사가 운영하고 있으며 채널 수를 합치면 17개에 달해 이미 포화 상태다. T커머스업계는 화면 비율, 녹화 방송 금지 등 규제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T커머스는 데이터홈쇼핑으로 분류돼 TV홈쇼핑과 달리 생방송 송출이 불가능하다.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제21조 및 시행령 제20조에 의해 프로그램과 광고를 엄격하게 구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화면의 50% 이상을 데이터로 구성해야한다.

해당 TF가 홈쇼핑업계의 전반적인 상황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점은 기대를 모은다. TF 논의 과제에는 송출수수료 산정 기준과 재승인 조건 완화 등도 포함돼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사업자가 신규 채널을 갖게 되면 납품 업체들도 그대로 함께 편성될 가능성이 높은데 새로운 영세한 업체가 판로를 얻는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라며 “다만 TF를 통해 채널 신설뿐만 아니라 업황을 고려한 규제 완화가 함께 포함돼 전반적인 제도 종합 개선안을 도출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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