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 삼성카드와 신한카드의 올해 카드업계 1위 경쟁이 삼성카드가 쪽으로 기울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순이익 기준으로 업계 1위를 탈환한 삼성카드는 올해도 꾸준히 실적 선두를 지키고 있다.
반면 신한카드의 경우 지난 6월 희망퇴직 비용이 3분기에 반영되면서 큰 폭의 순이익 하락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비용 구조 재편에 나선 것을 비롯해 내년 본격적인 실적 반등을 위한 체질 개선에 돌입한 모습이다.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2025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97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4%가 감소했다. 순이익이 감소했지만, 감소 폭이 한 자릿수에 그치며 카드업계 전반의 비용 압박 상황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는 신용판매 중심의 결제 구조가 안정성을 뒷받침했다. 이용금액(45조6304억원)과 카드채권 잔액(28조5512억원) 모두 두 자릿수 성장했다. 삼성카드의 이용금액 중 신용판매가 41조원으로 전체의 90%를 차지했으며 할부와 리스 부문도 각각 12%와 16%대 성장세를 유지했다.
대손비용은 193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3% 늘었지만, 총자산이익률(ROA)은 2.3%로 업계 평균을 웃돌았다. 충당금 부담이 커졌음에도 본업 수익으로 이를 상쇄한 결과로 풀이된다.
조달금리 인하 효과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평균 조달금리는 3% 수준으로 지난해(4.4%보다) 1%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레버리지 배율은 8.6배로 소폭 상승했지만 회사채 중심의 장기 조달 비중이 77%에 달하는 만큼, 자금 안정성은 유지됐다.
반면 신한카드의 올해 누적 순이익은 380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1% 감소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희망퇴직 비용 반영·조달비용 상승이 겹쳤다. 영업수익은 1조3188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5% 줄었으며 총 영업자산도 39조 원으로 3% 감소했다.
자산 구성의 변화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장기 카드대출(8조1082억원)과 단기 카드대출(1조3937억원)이 각각 3%와 11% 줄어들며 이자수익 기반이 약화됐다.
결제 거래 규모는 60조원을 넘었지만 카드대출 자산이 줄고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되면서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다만 회사채 비중이 69%로 안정적인 반면, 단기 CP 발행을 줄이면서 조달금리 하락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이로써 지난해 3분기까지 신한카드가 200억원 가량 앞섰던 순이익 격차는 올 3분기 삼성카드가 1100억원 이상 앞서게 됐다. 삼성카드의 순이익 감소율이 6%에 그친 것에 비해 신한카드는 30% 이상 급감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실적 격차를 두고 구조적인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평가한다. 삼성카드는 이용금액과 자산 성장세가 완만한 반면에 신한카드는 희망퇴직·채권 및 비용 관리 등을 통해 내부 안정을 도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양사의 수익 구조가 다른 것 역시 순이익 격차를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카드는 신용판매와 리스 자산 비중이 높아 회전율이 빠르고 충당금 부담이 낮다.
반면 신한카드는 장기대출 중심의 자산 구조로 대손충당금 적립 여력이 상대적으로 제한된다. 더욱이 카드론에 대한 정부 규제가 시작되면서 카드 대출의 문턱이 높아진 것도 대출 자산이 많은 신한카드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양사의 대손비용 추이도 실적 격차를 설명하는 핵심 요인이다. 삼성카드는 올해 3분기 대손비용이 193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711억 원)보다 13%가 늘었다. 3분기 누적으로는 551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3.3%가 증가했다. 반면 신한카드는 3분기 대손비용이 1601억원, 누적 기준으론 6698억원에 달했다. 증가율은 8.4%로 삼성카드보다 낮지만 절대 규모가 훨씬 크다.
이에 따라 올해 카드업계 순이익 1위는 삼성카드로 굳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카드는 비용 구조 개선으로 내년 회복 기반을 마련하고 있지만 단기 실적 반전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신한카드는 희망퇴직 이후 인건비 절감과 채권 건전성 개선이 병행될 경우 단기 반등이 가능하다"면서도, "다만 대출자산 축소에 따른 이자수익 공백을 단기간에 메우기 어렵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평가했다.
이나라 기자 2country@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