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비합리적인 집계 방식은 결국 정책 왜곡"
| 한스경제=이인호 기자 | 군산지질공원이 최근 발표한 방문객 현황이 지역사회 안팎에서 의문을 사고 있다. 연간 100만명에 육박한다는 망주봉 방문객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수치인지, 집계 기준이 적확한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2023년 6월 20일 제28차 지질공원위원회를 통해 고군산군도를 국가지질공원으로 신규 인증하고 21일 관련 내용을 관보에 고시했다. 국가지질공원은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우수한 지역으로, 국가지질공원이 되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신청할 수 있다.
당시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곳은 지질학적∙관광적 가치가 뛰어난 △말도 습곡구조 △명도 얼룩말 바위 △광대도 책바위 △방축도 독립문바위 △야미도 △신시도 △무녀도 똥섬 △선유도 망주봉 △대장봉과 할매바위 △산북동 공룡발자국 등 10곳이다.
28일 본보 취재 결과에 따르면 현재 군산시는 말도 습곡구조·선유도 망주봉·산북동 공룡발자국 등 3곳만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말도 습곡 구조는 연 3만2455명(하루 평균 133명), 선유도 망주봉은 무려 연 97만553명(하루 평균 5362명), 산북동 화석산지는 연 2717명(하루 평균 11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 숫자들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는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
문제는 ‘방문객’ 정의조차 불분명하다는게 핵심이다. 시는 말도 습곡 구조의 경우 여객선 승선권 발권 수량을 기준으로, 선유도 망주봉은 선유도 주차장 이용량을, 산북동 화석산지는 현장 무인계수기를 통해 각각 산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 지역마다 통계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일각에서는 지질공원 내에서도 단일 비교가 불가능한 ‘숫자 퍼즐’이란 비판이 나온다.
특히 선유도 망주봉의 97만명이라는 집계치는 실질적인 탐방객 수라고 보기 어렵다는게 중론이다. 주차장 이용량으로 추정되는 수치에는 단순 관광객, 숙박·레저 이용자, 심지어 지질공원 비방문자까지 모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현지 한 상인은 "일평균 5000명이 넘는다는 통계는 현실과 너무 다르다”며 “손님 유입도 일정하고, 관광객 수가 그렇게 폭증하는 모습을 체감한 적이 없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주차장 이용량과 방문객 숫자를 동일시하는 것은 무리”라며 “주차를 한 사람 모두가 지질공원을 방문하는 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는 “관광성 수치를 부풀려 홍보 효과를 노리는 행정적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며 “지질보전의 성과를 수치로 포장할 것이 아니라, 정확한 모니터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문객 통계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예산 배분과 관리계획의 기준이 되는 핵심 자료"라며 "비합리적인 집계 방식은 결국 정책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질공원’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과학적이고 투명한 데이터 관리로 신뢰를 회복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군산시 관계자는 “각 집계 방식에 한계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이인호 기자 k9613028@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