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 /한화 이글스 제공
손아섭. /한화 이글스 제공

| 한스경제(잠실)=신희재 기자 |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안타왕'이 생애 첫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에서 자신의 족적을 남기고 있다.

한화 이글스 베테랑 타자 손아섭(37)은 26일 막을 올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S 1차전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2-8 패)에서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1회 초 선두타자 안타 포함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2007년 데뷔한 손아섭은 이날 개인 통산 첫 KS 안타를 쳤다. 2007년 데뷔 후 19년 차 시즌 막바지에 이룬 쾌거다.

손아섭은 KBO리그 통산 최다 안타(2618개)를 기록한 살아 있는 전설이다. 그러나 KS 경기에 나선 건 올해가 처음이다. 이전 소속팀인 롯데 자이언츠(2007~2021), NC 다이노스(2022~2025)에선 좀처럼 연이 닿지 않았다. 플레이오프(PO)를 3회(2011, 2012, 2023) 경험한 게 지난해까지 최고 성적이었다.

손아섭이 KS 1차전 1회 초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손아섭이 KS 1차전 1회 초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올 시즌 NC에서 출발했던 손아섭은 지난 7월 트레이드로 한화에 이적하면서 생애 첫 KS 출전 기회를 잡았다. 그는 한화 입단 후 꾸준히 리드오프로 출전해 주전으로 입지를 굳혔다. 정규시즌엔 35경기 타율 0.265(132타수 35안타) 1홈런 17타점 18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689, PO에선 5경기 타율 0.263(19타수 5안타) 2타점 3득점 OPS 0.668을 기록했다. 명성에 비해서는 아쉬운 성적이지만, 적재적소에 안타를 생산해 수년간 톱타자 문제로 고민했던 한화의 약점을 메워줬다.

정규시즌 2169경기에 출전한 손아섭은 통산 2000경기 이상 뛴 22명 중 홀로 KS 무대를 경험하지 못했다. 그의 우승 도전에 야구계 전체가 관심을 갖는 이유다. 올해 PO에서 손아섭과 맞붙었던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는 5차전에서 최종 2승 3패로 탈락한 뒤 손아섭을 향해 '우승하라'고 덕담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손아섭의 절친한 후배인 LG 임찬규는 "PO 경기를 보니 아섭이 형이 배트를 꽉 잡고 쳐서 톱밥이 나오는 것 같았다"고 농담한 뒤 "너무 힘을 주면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다. KS에선 서로 힘을 빼고 맞붙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손아섭은 올해 KS 키워드인 '간절함'에 가장 부합하는 선수다. LG는 염경엽 감독과 주장 박해민이 2년 전처럼 간절한 마음으로 우승에 대한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한화 또한 김경문 감독, 주장 채은성, 투수 류현진 등 선수단 대다수가 첫 우승에 목말라 있다. 손아섭은 베테랑의 경험을 앞세워 1999년 이후 26년 만에 한화의 통산 2번째 우승을 이끌고자 한다.

 

신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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