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中, 넥스페리아 모회사 경영권 제한에 중국 공장 수출 중단 조치
글로벌 車업계 긴장 속 국내 완성차는 "단기적으로 영향 제한"
현대차·기아·KGM "생산 차질 없어…공급망 점검 강화"
독일 함부르크 소재 넥스페리아 생산 라인./로이터 연합뉴스
독일 함부르크 소재 넥스페리아 생산 라인./로이터 연합뉴스

| 한스경제=곽호준 기자 |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핵심 공급처인 넥스페리아의 중국 공장 수출 중단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상황을 주시하며 대응 체계를 점검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27일 넥스페리아 사태로 자동차 전자장치에 필수적인 차량용 범용반도체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미국 내 자동차 공장들이 향후 2∼4주 내 가동 중단 위험에 놓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자동차부품제조협회(MEMA)는 이번 사태가 중국 정부의 넥스페리아 중국 공장 수출 차단 조치에서 비롯됐다며 "핵심 칩 몇 개만 부족해도 완성차 조립라인 전체가 멈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넥스페리아는 차량 한 대에 수백 개가 들어가는 전장용 범용 반도체 세계 시장의 약 40%를 생산하는 주요 공급 업체다. 주로 와이퍼, 창문 개폐, 전자제어장치(ECU) 등 차량의 기본 기능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생산한다.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한 대에는 약 500여 개의 넥스페리아 칩이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부터 중국 정부가 자국 내 공장에서 생산된 넥스페리아 반도체의 수출을 전면 중단하면서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다. 이는 네덜란드 정부가 국가 안보 상의 이유로 넥스페리아의 중국 모회사인 윙테크의 경영권을 제한한 데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로 알려졌다. 양국 간 기술·안보 갈등이 고조되면서 유럽 완성차의 생산 조정이 시작됐고 미국 내 일부 공장도 2~4주 내 생산 차질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다.

현대차그룹 북미 HMGMA 생산라인의 모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 북미 HMGMA 생산라인의 모습./현대차그룹

국내 완성차 업계도 이번 사태에 대비해 공급망 점검에 나섰다. 넥스페리아로부터 일부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받는 현대차·기아는 관련 부품의 충분한 재고와 대체 부품을 확보해 단기 생산 차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장기적인 대응 체계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시기 반도체 공급난으로 차량 출고가 최대 1년 가까이 지연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기아는 반도체 공급망 변화에 대비해 연구소에서 대체 부품의 교차 검증과 기술 개발·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단순한 공급처 전환을 넘어 부품 개발 단계에서 기술적 적합성과 품질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을 다시 드러낸 사례"라며 "현대차그룹은 자체 연구개발 역량을 중심으로 대응 체계를 정비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KG모빌리티(KGM)도 넥스페리아 사태와 관련해 단기적인 생산 차질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KGM 관계자는 "현 상황을 해소할 수 있는 관련 부품의 물량이 충분해 단기적으로는 완성차 생산에 차질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추가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KGM 관계자는 "현재는 별도 조치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지만, 장기화 시 공급망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곽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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