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런슨. /KBL 제공
엘런슨. /KBL 제공

| 한스경제=신희재 기자 | 프로농구 원주 DB가 복덩이 외국 선수 헨리 엘런슨(28)의 활약에 미소 짓고 있다.

DB는 25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서울 삼성과 원정 경기에서 94-80으로 이겼다. 이로써 1라운드를 5승 4패로 무난하게 마쳤다.

DB는 챔피언결정전 우승 3회(2002-2003·2004-2005·2007-2008), 정규리그 우승 7회(2003-2004·2004-2005·2007-2008·2011-2012·2017-2018·2019-2020·2023-2024)에 빛나는 명문 구단이다. 그러나 지난 시즌엔 7위(23승 31패)에 그치며 봄 농구 무대를 밟는 데 실패했다. 개막 이전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던 예상을 뒤엎는 결과였다.

오누아쿠. /KBL 제공
오누아쿠. /KBL 제공

당시 DB는 1옵션 외국 선수 치나누 오누아쿠(29)의 부진에 속앓이했다. 오누아쿠는 시즌 전 컵대회에서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정규리그에서는 48경기에서 평균 23분 54초 동안 13.9득점 8.9리바운드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그 과정에서 시즌 내내 태업성 플레이와 불화설로 논란을 일으켜 팀을 수렁에 빠뜨렸다.

올 시즌은 다르다. DB는 비시즌 오누아쿠와 결별한 대신 미국프로농구(NBA) 신인 드래프트 전체 18순위 출신인 엘런슨을 영입해 반등에 성공했다. 엘런슨은 첫 9경기에서 평균 32분 53초 동안 22.1득점 11.0리바운드를 올리며 오누아쿠의 그림자를 지웠다. 그러면서 DB는 리그 득점 2위인 엘런슨과 4위(18.7득점) 이선 알바노(29)를 동시에 보유해 최강의 원투펀치를 갖추게 됐다.

삼성전은 엘런슨의 진가가 잘 나타난 경기였다. 이날 엘런슨은 1쿼터에만 14득점 6어시스트를 몰아치는 등 개인 최다인 31득점 9어시스트를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큰 신장(207cm)에도 화려한 돌파와 외곽포 능력을 갖춰 상대 수비진을 곤경에 빠뜨렸다.

엘런슨(왼쪽)과 김보배가 이야기 나누고 있다. /KBL 제공
엘런슨(왼쪽)과 김보배가 이야기 나누고 있다. /KBL 제공

엘런슨은 차분한 성격과 이타적인 성향으로 팀 조직력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 시즌 부침을 겪었던 강상재(31)와 2년 차 신예 김보배(22)도 기량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김도수(44) tvN 스포츠 농구 해설위원은 "(DB 선수들은) 엘런슨과 뛸 때가 큰 기회다. 인사이드에서 2명이 뛰는 것과 (엘런슨처럼) 외곽에서 스페이싱을 가져갈 수 있는 선수와 뛰는 건 다르다"고 호평했다.

김주성(46) DB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지난 시즌 아쉽게 6강에서 떨어진 만큼 이번 시즌엔 6강에 올라간 뒤 더 높은 곳에서 경기하는 게 목표다. 더 단단해진 팀으로 즐거움을 드리는 농구를 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복덩이' 엘런슨이 중심을 잡아주면서 현재까지는 김 감독의 구상대로 시즌이 흘러가고 있다.

신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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