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잠실)=류정호 기자 | “상상하지도 못한 무대다. 어떤 역할이든지 해내겠다는 생각뿐이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마당쇠’ 투수 김종수가 한국시리즈(7전 4승제)에 나서게 된 소감을 밝혔다.
한화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맞붙는다.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이 73.2%(30/41)에 달하는 만큼, 한화는 1차전 승리와 함께 2006년 이후 19년 만의 우승 반지를 손에 끼겠다는 각오다.
우승을 위해선 안정적인 마운드 운영이 필수적이다. 특히 한화는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5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만큼, 불펜진의 어깨가 무겁다. 심지어 5차전에서는 선발 투수로 나선 코디 폰세와 그 뒤를 이은 라이언 와이스가 모두 출격해 출전이 어렵다. 이에 한국시리즈에선 김종수의 활약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김종수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3경기에서 4승 5패, 5홀드,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하며 불펜진의 든든한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PO를 앞두고 발표한 한화의 라인업에선 김종수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당시 김경문 한화 감독은 “김종수와 다른 세 명 정도의 투수를 놓고 고민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김종수가 올 시즌 많이 던졌다는 것”이라며 “투수 코치와 상의했다. 지금은 더 몸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고 그의 제외 이유를 설명했다.
김경문 감독은 한국시리즈 진출 뒤 투수 엄상백과 야수 권광민을 제외하는 대신 김종수와 투수 윤산흠을 엔트리에 포함했다. 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종수는 PO를 돌아보며 “솔직한 심정으로는 서운한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팀이 이겨야 제게도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했다. 팀이 간절히 이기길 바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시리즈는 상상 이외의 일이었다. 제 상상력으로는 가을 야구 정도였다. 올해는 정말 감사한 한 해”라며 “아내와 농담으로 ‘이번 한국시리즈만 하고 은퇴한다는 마인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야기했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종수는 “PO 5차전 종료 후 윤규진 코치가 부르셨다. 그때 한국시리즈 엔트리 합류를 알았다”며 “팀이 5차전에서 패했다면 끝이었다. 하지만 팀원들이 승리해 줘서 기쁘게 받아들였다. 동료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웃었다.
한화가 승리해 한국시리즈에 오르긴 했지만, 엔트리에서 제외된 김종수의 심정은 복잡했다. 그는 엔트리에 들지 못해 더그아웃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김종수는 “원정 경기는 라커 룸에서 TV로 지켜봤다. 뒤에서 보니 부러웠고, 재미있어 보였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한국시리즈에서 빛날 기회를 잡았다.
김종수는 “마운드에 오르게 된다면 관중석을 눈에 한번 담고 싶다. 어떨지 상상이 잘 안돼서 빨리 경험해 보고 싶다”며 “어떤 역할이든지 간에 해내겠다는 생각뿐“이라고 강조했다.
류정호 기자 ryutility@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