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대전)=류정호 기자 |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2006년 이후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한화는 2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삼성 라이온즈와 5차전 맞대결에서 11-2로 승리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3승 2패를 기록한 한화는 정규시즌 1위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7전 4승제)에서 만난다.
한화는 선발 투수 코디 폰세가 5이닝 5피안타 2볼넷 9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면서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견인했다. 반면 삼성은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최원태가 3⅓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2탈삼진 5실점(3자책)으로 고전하면서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타선에서도 한화는 삼성을 압도했다. 한화는 주장 채은성이 4타수 3안타 5타점, 노시환이 5타수 4안타 1타점, 문현빈이 3타수 3안타 1홈런 3타 등으로 활약하면서 타선을 이끌었다. 반면 삼성은 이재현이 3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분전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한화는 손아섭(지명타자)-루이스 리베라토(중견수)-문현빈(좌익수)-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하주석(2루수)-김태연(우익수)-최재훈(포수)-심우준(유격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삼성은 김지찬(중견수)-김성윤(우익수)-구자욱(지명타자)-르윈 디아즈(1루수)-김영웅(3루수)-김태훈(좌익수)-이재현(유격수)-강민호(포수)-류지혁(2루수)이 나섰다.
경기 전 기자회견에 나선 양 팀 감독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오늘은 외국인 투수 2명으로 끝낼 계획”이라며 “문동주는 3차전에 50개 이상의 공을 던졌다. 올해만 야구하는 것이 아니다. 폰세가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으나, 5이닝을 버틴다고 가정했을 때 그 뒤는 라이언 와이스가 이어받을 것”이라고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반면 박진만 삼성 감독은 차분했다. 박진만 감독은 이번 경기까지 포스트시즌 11경기째를 치르는 선수들을 바라보면서 “저는 괜찮다. 선수들이 모든 힘을 끄집어내서 경기하고 있을 것”이라며 “포스트시즌은 정규리그보다 체력적인 부담이 있다.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대견하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선발 투수 최원태에게 믿음을 보냈다. 박진만 감독은 “(최원태의) 흐름이나 분위기가 워낙 좋다. 가을 사나이답게 하던 대로 하면 될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큰 점수 차로 승리를 거뒀으나 한화의 출발은 쉽지 않았다. 폰세가 1회 초 흔들린 탓이다. 폰세는 김지찬과 김성윤을 차례로 잡아냈으나, 구자욱의 내야안타를 시작으로 디아즈에게 안타, 김영웅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김태훈을 상대로 삼진을 잡아내면서 위기를 넘겼다.
한화 타선은 1회 말 공격부터 점수를 뽑아내며 위기에서 벗어난 폰세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었다. 선두타자 손아섭이 안타로 출루했고, 리베라토가 볼넷을 얻으며 득점 기회를 잡았다. 1아웃 2, 3루에서 노시환이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1-0으로 앞섰다. 이어 1아웃 1, 3루 상황에서는 채은성이 뜬공으로 1타점을 적립하며 2-0으로 달아났다.
한화는 2회 초 실점을 내줬다. 선두타자 이재현이 2루타를 치고 나갔고, 강민호의 진루타가 나왔다. 류지혁이 삼진으로 돌아섰지만, 김지찬 타석에서 나온 포일 때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면서 세이프가 됐다. 당시 한화의 수비 판단도 아쉬웠다. 1루에 송구해서 아웃카운트를 올렸다면 이닝이 끝났지만, 무리하게 송구해 결국 태그를 하지 못한 채 실점을 내주면서 2-1이 됐다.
3회 초에는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1아웃 1루 상황에서 폰세가 디아즈의 타구에 왼쪽 가슴을 강타당했고, 고통을 참고 굴절된 타구를 서둘러 집어 들고 타자 주자를 1루에서 잡았다. 폰세는 다행히 부상을 피했고, 디아즈는 폰세를 찾아가 포옹하며 사과하면서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한화는 곧바로 반격했다. 3회 말 1아웃 이후 문현빈이 2루타, 노시환이 안타를 만들면서 1, 3루에 주자가 자리했다. 이후 채은성이 우익수 쪽 2루타를 터뜨리면서 3루 주자 문현빈이 홈을 밟았고, 송구 과정에서 실책이 나와 1루 주자 노시환마저 득점에 성공해 4-1이 됐다. 이어 2아웃 3루에서는 유격수 이재현의 1루 송구 실책으로 추가로 5-1로 점수 차를 벌렸다.
한화는 5회 말 추가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문현빈의 안타와 후속타자 노시환의 2루타로 노아웃 2, 3루 득점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 들어선 채은성은 이를 놓치지 않고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7-1까지 달아났다. 한화는 6회 말 경기의 쐐기를 박았다. 선두타자 심우준이 상대 실책으로 출루했다. 이후 손아섭, 리베라토가 볼넷으로 출루, 노아웃 만루가 됐다. 타점 기회를 잡은 문현빈 역시 볼넷을 얻어내면서 밀어내기로 1점을 추가, 8-1로 달아났다.
한화는 8회 말 폰세의 뒤를 이어 오른 와이스가 선두타자 김영웅에게 2루타를 내줬다. 이후 폭투를 허용하면서 노아웃 3루가 됐다. 와이스는 이성규를 삼진으로 잡았으나 이재현에게 우익수 뜬공을 허용, 1실점을 내주면서 점수는 8-2가 됐다. 하지만 승부의 향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8회 말 문현빈이 2점 홈런을 터뜨리면서 10-2를 만들었다. 이어 노시환의 3루타, 채은성의 적시타가 터지면서 11-2 대승을 완성, 한국시리즈 진출의 기쁨을 누렸다. 개인 수상 역시 한화의 몫이었다.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는 폰세, 시리즈 MVP는 문동주가 선정됐다.
한편 한화는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축하하는 의미로 약 20초 간 불꽃쇼를 진행했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의 선수단에 대한 격려와 팬들에 대한 감사 의미를 담아 진행하는 불꽃쇼”라고 설명했다.
류정호 기자 ryutility@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