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 지난달 롯데카드의 개인 신용카드 회원 수가 8월보다 9000명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발생한 해킹 사고의 여파로 롯데카드의 재발급·이용 정지 건수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다른 카드사들의 회원 수는 모두 증가를 나타냈는데 이는 롯데카드의 이탈 분이 이동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개인 신용카드 회원 수는 9월 957만5000명으로, 8월의 966만명 대비 8만8000명이 감소했다. 이는 국내 카드사 중 유일한 감소다.
롯데카드 해킹사고는 지난 8월 외부 공격자가 온라인 결제 서버에 침입해 약 200GB 규모의 고객 데이터를 탈취하면서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카드 총 회원의 약 30% 가량인 297만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으며 이 중 28만명은 카드번호·유효기간·CVC 등 핵심 결제 정보가 포함돼 피해 위험이 컸다.
롯데카드는 사고 직후 외부망을 차단하고 금융보안원·경찰청과 함께 원인 조사에 착수했으며 전사적 비상 대응체계를 가동해 카드 재발급 및 비밀번호 변경 등 보호조치를 진행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회원들의 탈퇴·카드해지·카드정지 등의 조치가 이뤄지면서 순회원 수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롯데카드의 사용가능 회원 수는 8월 874만명에서 9월 834만명으로 4.6%가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이용회원은 712만명에서 698만명으로 줄었다. 사용가능 회원 수는 재발급·정지·휴면 상태를 제외한 결제가 가능한 고객을 말하며 이용회원은 해당 월에 실제 결제 실적이 있었던 고객을 의미한다.
아울러 신규회원은 8만4000명에서 7만2000명으로 줄었으며 해지회원은 6만7000명에서 16만명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이어 직불·체크카드 부문도 부진해 개인 체크 회원은 30만6000명에서 29만1000명으로 4.9%가 감소했다.
반면 타 카드사들은 대부분 회원이 증가했다. 비씨카드는 341만명에서 345만명으로 4만2000명(1.2%)이 늘어 업계에서 가장 높은 회원 증가폭을 보였다. 이어 KB국민카드가 5만4000명(0.4%)으로 뒤를 이었으며 삼성카드(3만6000명·0.3%)·현대카드(3만3000명·0.3%)·신한카드(3만명·0.2%)·우리카드(2만8000명·0.4%)·하나카드(2만3000명·0.3%)의 순이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재발급과 이용정지 건이 통계에 반영되면서 단기 변동성이 커졌다"며, "보안 신뢰 회복이 늦어질 경우 추가적인 회원 이탈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국내 신용카드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으며 한 카드사의 감소분이 다른 카드사로 이동하는 '제로섬' 구조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즉 국내 카드 회원의 총량에는 변화가 없지만, 한 카드사의 이탈이 일어나면 그 반사이익으로 다른 카드사의 회원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신금융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8개 전업 카드사의 개인 신용카드 전체 회원 수는 8273만명으로 8월(8227만명) 대비 46만명(0.3%)이 늘어나는 등 전체 회원 총량은 거의 일정하게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관계자는 "시장 전체 회원 수가 크게 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개별 카드사의 증감은 결국 점유율 재분배 성격이다"며, "회원 유지율과 충성도 관리가 주요 경쟁 요인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나라 기자 2country@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