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 /KBL 제공
 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 /KBL 제공

|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 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높이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개막 7연패의 늪에 빠졌다. 이는 KBL 역대 개막 최다 연패 공동 2위에 해당하는 불명예 기록이다.

한국가스공사는 20일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LG전자 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LG 세이커스에 68-76으로 역전패했다. 시즌 개막 이후 단 1승도 올리지 못하며 7연패를 기록한 한국가스공사는 2003-2004시즌 SK의 기록과 나란히 서게 됐다. 역대 최다 개막 연패는 2000-2001시즌 동양 오리온스의 11연패다.

높이 보강에 공들였던 한국가스공사의 기대는 허무하게 무너졌다. 팀은 지난 시즌 약점으로 지적된 골밑 보강을 위해 대체 외인으로 맹활약했던 205㎝ 장신 망콕 마티앙과 정식 계약했고, KBL 경험이 풍부한 라건아까지 영입했다. 그러나 시즌 초반 두 명 모두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마티앙은 지난해 수원 KT와의 6강 플레이오프 도중 입은 발목 부상 여파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시즌 개막 이후 7경기에 모두 출전했지만 평균 출전 시간은 11분 56초에 불과하다. 이날 경기에서도 7분 24초만 뛰며 2득점, 리바운드 1개에 그쳤다. 그가 코트에 있을 때 팀은 12점이나 뒤졌다. 반면 LG의 백업 센터 마이클 에릭은 +13점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라건아는 분전했다. 32분 36초를 뛰며 골밑을 지켰고, 아셈 마레이와의 매치업에서도 +4점 대 -5점으로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라건아 혼자서는 버티기 어려웠다. 전체 리바운드 수에서 20-31로 밀렸고, 공격 리바운드만 13개를 내줬다. LG의 마레이와 칼 타마요가 각각 5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잡으며 한국가스공사 골밑을 초토화했다.

경기 초반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김국찬과 최진수가 외곽포와 돌파로 공격을 이끌며 1쿼터를 23-16으로 앞섰고, 전반을 38-32로 마쳤다. 그러나 후반 들어 LG의 높이에 완전히 밀렸다. 마레이가 골밑을 장악하고 타마요가 활발히 움직이면서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라건아는 시즌 평균 16.6득점 8.7리바운드를 기록 중이지만, 커리어 평균(18.5점 10.7리바운드)에는 못 미친다. 마티앙의 부진까지 겹치면서 높이 약점이 팀 전체의 고질적인 문제로 굳어지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LG는 후반 집중력을 앞세워 역전승을 거두며 5승 2패로 공동 2위에 올랐다. 1위는 5승 1패를 기록 중인 KCC다. 반면 한국가스공사는 리바운드 약세와 외국인 선수 부진이라는 이중 난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최다 개막 연패 기록(11연패)마저 경신할 위기에 놓였다.

류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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