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명가 재건’을 향한 새출발을 알렸다.
두산은 20일 “김원형 국가대표팀 투수코치를 제12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계약 기간은 2+1년이며, 최대 20억원(계약금·연봉 각 5억원)”이라고 발표했다. 두산은 “김원형 감독은 투수 육성과 운영에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았고, 젊은 선수들의 건강한 경쟁을 통해 우승 도전 전력을 구축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두산이 다른 팀 감독 경험이 있는 지도자를 선임한 것은 1995∼2003시즌 장기 집권한 김인식 전 감독 이후 22년 만이다. 김경문(현 한화 이글스) 감독을 시작으로 이승엽 전 감독까지 두산은 내부 출신 혹은 초보 사령탑에게 지휘봉을 맡겨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검증된 ‘경력직’ 지도자를 택했다.
두산은 2025시즌 61승 6무 77패로 9위에 그치는 부진을 겪었다. 시즌 도중 이승엽 전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퇴하고, 조성환 퀄리티컨트롤(QC) 코치가 감독 대행으로 남은 시즌을 이끌었으나 순위 반등에는 실패했다. 젊은 선수 위주의 세대교체를 시도했지만 실책이 120개로 리그 2위를 기록하는 등 시행착오가 컸다.
이런 상황에서 두산이 선택한 해법은 ‘우승 DNA’를 가진 지도자였다. 김원형 감독은 SSG 랜더스 초대 사령탑으로 2022년 KBO리그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SK 와이번스(현 SSG), 롯데 자이언츠, 두산에서 코치로 경험을 쌓았다. 2019~2020년 두산에서 투수코치로서 평균자책점 3.91로 10개 구단 중 1위를 기록하며 팀의 통합 우승에도 기여했다.
김원형 감독은 현역 시절 통산 545경기에 등판해 134승 144패 26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한 레전드 투수 출신이다. 지도자로서도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를 보였다. SSG에서 물러난 뒤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미국 드라이브라인 센터에서 자비로 연수받았고, 국가대표팀 투수코치로 활동하며 현장 감각을 유지했다.
김원형 감독은 “SSG 시절과는 또 다른, 두산 맞춤형 운영을 하겠다”며 “특히 수비가 약점이었던 만큼 이번 마무리 캠프에서는 기본기와 수비 훈련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점을 고치기보다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선수들을 이끌겠다”고 덧붙였다.
두산은 단기적으로 우승을 강요하지는 않지만, 빠른 세대교체와 조직력 재정비를 통해 다시 정상권에 도전할 계획이다. 김원형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경험을 토대로 팀의 체질을 바꾸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베테랑과 신예의 균형을 유지하며 ‘경쟁 속 성장’이라는 두산의 전통을 되살릴지가 향후 2년간의 최대 관전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류정호 기자 ryutility@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