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김종효 기자 | 기획재정부가 운용하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대개도국 차관 예산 가운데 24%가 현대로템 한 기업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EDCF 총예산은 약 2조3000억원이며 이 중 개도국 차관사업 예산은 163개 사업, 총 1조600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현대로템이 수주한 단 4건의 사업이 3897억원에 달해 전체 예산의 24%를 차지한다.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 금액은 중동과 중남미 전체 융자사업 예산을 합친 규모보다 약 2200억원이 많다. 지역별로 보면 아시아가 89개 사업 8235억원, 아프리카 46개 사업 6230억원, 중동·CIS 17개 사업 1634억원, 중남미 11개 사업 176억원 수준이다.
현대로템의 사업 4건 중 3건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정부의 EDCF 지원방침이 결정되고 차관공여계약(L/A, Loan Agreement)까지 체결됐다.
이집트 카이로 메트로 2·3호선 전동차 구매사업은 2022년 7월 정부지원방침 승인 후 2023년에 L/A가 체결됐고 모로코 교외선 철도차량 공급사업은 올해 1월 승인 후 2월에 L/A가 체결됐다.
우즈베키스탄 고속철도 차량 구매사업은 지난해 6월 정부지원방침 승인과 L/A 체결이 같은 달에 이뤄지는 등 이례적인 속도로 진행됐다. 차규근 의원은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국제경쟁입찰 절차 없이 처음부터 현대로템을 염두에 둔 사실상의 수출금융 방식으로 추진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한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3년 9월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우즈벡 경제부총리를 만나 한국기업 수주시 EDCF 지원이 가능하다고 발언했는데 이는 정부지원 방침이 결정되기도 전의 일”이라고 주장했다.
차 의원은 “EDCF는 개도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공적개발원조(ODA) 기금임에도 지난 정부에서 특정 대기업의 수주를 지원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며 “현대로템과 명태균 간 로비 정황이 이미 드러난 국내 사업을 넘어 해외수주로까지 이어진 것은 아닌지 정부의 결정 과정이 적정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종효 기자 sound@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