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존보다 성숙해진 디자인과 편의성으로 완성도 높여
하이브리드의 주행 밸런스 모두 잡은 준대형 세단
실연비 16.7km/ℓ 공인연비 웃돌아…연비 주행 시 24km/ℓ도 거뜬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의 외관./ 곽호준 기자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의 외관./ 곽호준 기자

| 한스경제=곽호준 기자 | 기아 '더 뉴 K8'은 이제 그랜저의 진정한 대항마라 불러도 부족함이 없다. 전작보다 한결 짙어진 중후함, 고급진 인테리어 그리고 효율 좋은 하이브리드까지 준대형 세단의 품격을 보여준다.

사실 K8은 그랜저의 위상을 넘어선 적이 없다. 수치로만 봐도 그랜저의 벽은 여전히 높다. 카이즈유데이터에 따르면 K8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전년 동기 대비 7.1% 늘어난 2만1555대가 등록됐다. 그랜저는 같은 기간 4만9824대를 기록하며 준대형 세단 시장의 중심에 서 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K8은 파격적인 개선과 변화를 통해 점차 판매량을 늘리며 그랜저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왼쪽)과 '그랜저'의 외관/ 곽호준 기자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왼쪽)과 '그랜저'의 외관/ 곽호준 기자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왼쪽)과 '그랜저'의 외관./ 곽호준 기자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왼쪽)과 '그랜저'의 외관./ 곽호준 기자

K8의 제원을 살펴보면 당당히 그랜저를 위협할 라이벌이라 부르기에 충분하다. 5050㎜의 차체 길이는 이전 모델(5015㎜)은 물론 그랜저(5035㎜)보다 길어졌다. 심지어 차체 너비(1880㎜)와 휠베이스(2895㎜)는 그랜저와 동일하다. 부분변경으로 다듬은 K8은 더욱 어른스럽게 거듭났다. 성숙과 숙성, K8은 이 두 키워드를 모두 부합한다.

실물은 이미지로 보는 모습보다 파격적이다. 부분변경 모델임에도 외관은 완전변경급 변화다. 핵심은 앞모습. 준대형 세단에 걸맞은 중후한 인상으로 거듭났다. 두툼한 보닛과 아우르는 기아의 패밀리룩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 주간주행등(DRL)은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랜저와 나란히 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존재감이다.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의 전면./곽호준 기자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의 전면./곽호준 기자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의 측면./곽호준 기자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의 측면./곽호준 기자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의 후면./곽호준 기자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의 후면./곽호준 기자

앞모습 외에는 세부적인 디테일 개선에 집중한 모양새다. 측면은 디자인 변화보다 중후해진 전면과 길어진 차체를 중심으로 볼륨감이 한층 강조된 모습이다. 언뜻 보면 변화가 없어 보이는 뒤태는 테일램프 그래픽과 하단 범퍼 디자인을 다듬어 완성도를 높였다. 머플러 팁도 범퍼 하단에 감춰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시승한 하이브리드 모델은 전체적인 중후함은 유지한 채 트렁크 리드에 'HEV' 엠블럼만 더했다.

시승차의 실내 컬러는 네이비. 여태껏 준대형 세단은 밝은 톤 인테리어가 부쩍 늘어난 추세 속에 네이비 인테리어는 유니크하면서도 세련되게 다가온다. 고급감을 높이는 질 좋은 가죽과 천장을 덮은 스웨이드 헤드라이너와도 조화롭게 잘 버무렸다. 곳곳에 스민 무드램프 또한 과하지 않다.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의 1열 실내./곽호준 기자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의 1열 실내./곽호준 기자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의 스티어링 휠./곽호준 기자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의 스티어링 휠./곽호준 기자

돋보이는 점은 실내 인테리어의 변화다. 투박했던 기존 핸들은 떼어내고 위·아래가 평평한 더블 D컷 디자인 스티어링 휠을 넣었다. 손에 쥐는 감각은 물론 새롭게 배치된 버튼도 누구나 쉽고 빠르게 적응할 정도로 인터페이스가 정교하다.

기존에도 탑재됐던 인포테인먼트&공조계 통합 장치는 송풍구와 위치를 서로 맞바꿔 자연스러워졌다. 다만 그랜저처럼 소리뿐 아니라 진동으로도 '피드백'을 준다면 조작 직관성이 높아져 한층 만족도가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의 2열 실내./곽호준 기자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의 2열 실내./곽호준 기자

준대형 세단답게 실내 공간도 만족스럽다. 앞좌석은 물론 뒷좌석 공간 모두 널찍하니 나무랄 데 없다. 중앙 바닥의 센터 터널도 낮게 설계돼 평균 키의 성인 남성 기준으로도 쾌적한 거주성을 느낄 수 있다. 2열 전용 편의 장치도 완성도가 높다. 송풍구와 공조장치, 가운데 암레스트에는 인포테인먼트 조작 버튼 및 다이얼, 컵홀더도 별도로 마련돼 의전용으로도 충분하다.

K8 하이브리드는 4기통 1.6ℓ 가솔린 터보 엔진에 전기 모터와 배터리가 조합된다. 합산 최고 출력은 235마력, 최대토크 35.7㎏·m를 발휘하며 하이브리드 전용 6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앞바퀴(전륜구동)를 굴린다.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의 엔진룸./곽호준 기자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의 엔진룸./곽호준 기자

이 시스템의 주행 감각은 이제 익숙하다. 여러 현대차그룹의 1.6터보 하이브리드를 품은 차종을 경험해봤기 때문. 이전 모델과 차이라면 출발 시 힘이 한층 단단하게 전달되면서도 가속은 매끄럽게 이어진다는 점이다. 이는 구동 모터의 출력과 토크를 향상시켜 변속 질감을 다듬고, 가속 시 구동력을 보조할 때의 이질감을 줄인 덕분이다.

주행 모드는 에코와 스포츠. 아무리 하이브리드 모델이라지만 "왜 주행 모드를 2가지만 제공하는가"에 대한 불만은 가질 필요가 없다. 기본 모드인 에코는 효율만을 중시하기 위해 무작정 출력과 공조 장치를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는다. 일상에서 운전하는 데 답답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출력 조절과 주행 밸런스를 자연스럽게 유지한다.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의 주행 모습./기아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의 주행 모습./기아

출력을 최대로 끌어올리고 싶다면 스포츠 모드가 제격이다.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휠 감각도 묵직해지며 차체 반응도 한층 민첩해진다. 1500rpm부터 풍성한 토크를 뿜는 터보 엔진과 전기 모터가 만나니 중량이 1.6톤에 육박해도 가속성능은 시원스럽다.

반전은 바로 고속 안정감. 가속은 경쾌하게 이어지되 체감 속도는 한 템포 눌러앉은 듯한 직진 안정성이 인상적이다. 덕분에 고속에서 급차선 변경 시에도 불안한 기색 없이 말끔하게 궤적을 그린다.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의 외관./곽호준 기자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의 외관./곽호준 기자

다만 가속 페달을 세밀하게 조절해야 전기(EV) 모드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의도적인 관성주행을 병행하지 않으면 순수 EV 모드로 달리기 어렵다. 특히 1.6터보 하이브리드의 제한된 배터리 용량(1.49kWh)으로 K8의 우람하고 무거운 차체를 전기 모터만 굴려 달리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최근 팰리세이드를 기점으로 2.5ℓ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새롭게 도입돼 전기모터의 작동 범위와 개입 시간이 크게 늘었다. 1.6 터보 하이브리드로는 성능에 대한 갈증이 느껴지는 만큼 다음 모델에서는 2.5 터보 하이브리드가 탑재되길 기대해 본다.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의 연비./곽호준 기자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의 연비./곽호준 기자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의 연비. /곽호준 기자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의 연비. /곽호준 기자

그럼에도 효율성은 기대 이상이다. 시승하는 동안 약 734km를 주행해 기록한 최종 연비는 리터당 16.7km. 연비 주행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도로 위 흐름에 맞춰 자연스럽게 달린 결과다. 일부 구간에선 테스트를 위해 가혹 조건을 병행했음에도 공인연비(16.1km/ℓ, 19인치 타이어 기준)를 웃돌았다. 의도적인 연비 운전도 해봤는데 약 36km를 달리는 동안 리터당 24.3km까지 무난히 달성했다.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의 외관./곽호준 기자
기아 '더 뉴 K8 하이브리드'의 외관./곽호준 기자

K8 하이브리드 판매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인하분과 친환경차 세제혜택 적용 시 4206만원부터 시작한다. 시승차인 시그니처 트림에 선택 품목인 ▲드라이브 와이즈 ▲헤드업 디스플레이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I ▲프리미엄 등을 모두 포함한 풀옵션은 5397만원이다.

곽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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